일상/동화, 이야기

#66 [그림형제 동화] 도둑 신랑

RedBaDa 2025. 2. 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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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설명 : 원문엔 ‘강○ 신랑’이라고 되어 있음. ‘저 사람이 강○짓을 한다.’라고 말할 때의 단어요. 신부가 기지를 발휘해 결혼식 날 당일 진짜 나쁜 사람에게서 벗어났다는 얘기임. 강○라는 단어를 제 글에 사용하기 싫어 ‘도둑’이라는 단어를 대신 사용하였습니다.)


(본문시작)

옛날 옛적에 방앗간 주인이 한 명 살고 있었어요.
그에겐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지요.
딸이 자라자, 방앗간 주인은 이제 딸도 때도 되었으니 결혼했음 하고 바랬답니다.
그는 생각했어요.
“괜찮은 구혼자가 찾아와 달라고 하면, 결혼시켜줘야지.”
정말 오래지 않아 한(=1) 구혼자가 찾아왔는데, 정말 부자 같아 보이는 남자였어요.
방앗간 주인의 눈엔 흠 잡을 구석이 없었지요. 그래서 자신의 딸을 주겠다 약속했어요.
하지만 처녀는, 신부가 신랑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정반대로 그 남성이 좋아지지 않고 뭐랄까 도무지 신뢰를 할 수 없는 남자 같이 보였어요.  
게다가 그를 보거나, 또는 그를 떠올려볼 때면 몰래 소름이 느껴졌어요.
한번은 그가 그녀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내 약혼자요, 그런데 아직 한 번도 내 집에 와 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오.”
처녀가 대답했어요.
“어디서 사시는지 몰라서요.”
그러자 신랑이 말했어요.
“내 집은 깊은 숲 속 어디에 있소.”
그녀는 미안하다 말하고 거기 그런 길이 있는지 몰랐다 말했어요.
신랑이 말했어요.
“다음 주 일요일 꼭 들리시구려. 내 손님들도 벌써 불렀으니. 당신이 숲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게 내가 재를 흩뿌려놓겠소.” 
일요일이 되자, 처녀는 길을 떠났어요.
그래도 속으론 몹시 불편했어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두(=2) 호주머니 속에 완두콩과 ‘렌즈콩’(렌즈 모양의 콩. 사진링크 ▶ https://goo.gl/cPPolt )을 가득 넣고서 숲에 들어가면 가는 길을 표시 해둘 작정이었지요. 
숲의 입구에 가니 재가 흩뿌려져 있었어요. 그 재들을 그녀는 따라갔어요. 그래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바닥에 완두콩을 두 개씩 던져놓았어요.
온종일 걸으니 숲 한 가운데가 나왔어요.
거기가 숲에서 가장 어두운 지점이었어요.
외딴 집 한 채만 있더군요.
왠지 좋아지지 않는 집이었어요. 무척 어둡고 재수 없어 보이는 집이었지요.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보았어요. 하지만 안엔 아무도 없었어요. 정말이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곳이었어요. 
불쑥 어떤 목소리가 외쳤어요.
“돌아가, 돌아가, 이 젊은 처녀야, 네가 들어온 여긴 살인자들의 집이야.”
처녀가 위를 올려다보니 벽에 걸린 새장 속에 매달린 새가 내는 소리였어요.
그 새가 또다시 외쳐댔어요.
“돌아가, 돌아가, 이 젊은 처녀야, 네가 들어온 여긴 살인자들의 집이야.”
그래서 어린 처녀가 이 방 저 방 더 돌아다녀보았어요. 그러다 온 집을 다 돌아보았어요.
하지만 모두 텅텅 비어 있었고, 사람의 그림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마침내 그녀가 지하실로 가보니 거기 지극히 나이 많은 노파 한 명이 연신(계속) 고개를 흔드시며 앉아 계셨어요.
“제게 말씀해주시면 안 되나요,”라며 처녀가 말했어요. “여기가 제 신랑이 사는 덴지요?” 
“에구, 가엾은 것,”라며 그 노파가 대꾸했어요.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온 게냐? 넌 지금 살인자들의 소굴에 들어온 게다. 너는 네가 곧 결혼할 거라 여기겠지만, 그들은 아니다. 너와 결혼할 것처럼 꾸미고 결혼식 날 죽이려던 게다. 봐라, 저기 커다란 솥 안에 뭐가 들어가기에 이토록 팔팔 끊이고 있겠니. 그들이 너를 발견하면 무자비하게 토막 내 요리해 먹으려 들게다. 왜냐면 그들은 인간의 살을 먹는 자들이거든. 만약 내가 너를 불쌍히 여겨 구해주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넌 죽은 목숨이었을 게다.”
그 후 즉시 노파가 큰 통 뒤에 처녀를 데려가 숨겨주었어요.
“쥐 죽은 듯 가만 있거라.”라며 노파가 말했어요. “소리도 내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그렇지 않음 모두가 너를 해치울 게다. 밤에 도둑들이 잠이 들면 우리 그때 탈출하자구나. 나도 오랫동안 기회만 봐왔다.”
이러자마자 무자비한 패거리들이 집에 들이 닫쳤어요.
그들은 또 다른 젊은 아가씨를 질질 끌고 왔어요.
그들은 술에 취해 있었고, 아가씨의 비명과 애원소리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어요.
그들이 그녀에게 세 잔 가득 포도주를 먹였어요. 백포도주 한 잔, 붉은 포도주 한 잔, 그리고 노란 포도주 한 잔까지.
이걸 다 마신 그녀의 심장이 두 동강이 나며 터져버렸어요.
그 순간 즉시 그들이 그녀의 고운 옷을 찢으며 그녀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그녀의 아름다운 몸을 토막 내 소금을 흩뿌렸어요.
이 비참한 광경에 불쌍한 신부는 통 뒤에서 와들와들 떨어야했어요.
왜냐면 강○들이 그녀에게 하려던 짓거리가 바로 이것이었거든요.
그들 중 한 명이 보니 죽은 아가씨의 새끼손가락에 금반지 하나가 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반지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도둑이 도끼를 집어 들더니 싹둑 손가락을 잘라 버렸어요.
그 바람에 그게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큰 통 너머까지 날아와 신부의 가슴 속에 쏙 들어가 버리고 말았어요.
도둑이 촛불 하나를 집어 들곤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때 다른 도둑이 말했어요.
“큰 통 뒤에 봐봐?”
하지만 노파가 소리쳤어요.
“이리와 어서 먹기나들 해. 그건 아침에 찾아도 되잖아. 손가락이 달아나기라도 하겠어.”
도둑들이 말했어요. 
“노파의 말은 언제나 옳아.”
그래서 탐색은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들은 자리에 앉아 먹었어요. 
노파는 그들의 포도주속에 물약 수면제를 넣어두었어요.
그래서 그들이 곧 지하실에 눕더니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며 잠이 들었어요.
그 소리를 들은 신부가 큰 통 뒤에서 나와 ‘자고 있는 사람들’을 한 발 한 발 넘었어요.
왜냐면 그들이 땅바닥에 여러 줄로 늘어서 자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정말이지 잘못 밟아 그들을 깨울까 신부는 조마조마했어요.
하지만 하느님이 도우사, 그녀는 안전하게 그들을 넘을 수 있었어요.
노파는 그녀와 함께 위로 올라가 문을 열었어요.
그렇게 그녀들은 온 힘을 다해 살인자들의 소굴에서 탈출을 하였답니다.
강풍 탓에 흩뿌려져 있던 재들이 죄다 날아가 버렸지만, 완두콩과 ‘렌즈콩’(납작한 콩)들이 다행히 싹을 터 자라나 있어 달빛을 밭아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어요.
그녀들은 하룻밤을 꼴딱 걸어 아침에서 방앗간에 도착했답니다.
처녀는 아빠에게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소상히 알려주었어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날이 되고, 신랑이 모습을 드러내자, 방앗간 주인도 일가친척들과 친구들을 모두 초대하였답니다.
그들이 테이블에 앉음에 따라, 각자 한명씩 일어나 축하의 말을 하기로 했어요.
신부는 여전히 앉은 채 아무 말이 없었어요.
그러자 신랑이 신부에게 말했어요.
“어서, 당신, 아무 거라도 있지 않소? 편안히 우리 얘길 하시구려.”
그녀가 대답했어요.
(아래의 글 모두 신부의 대사입니다. 읽기 쉽게 단락을 임의로 나눔)
“그럼 제 꿈 얘기를 해볼게요. 숲 속을 홀로 걷다 마침 아무도 살지 않는 집 한 채에 들어갔답니다. 벽에 걸린 새장에 있던 새 한 마리가 외쳤지요.
‘돌아가요, 돌아가요, 이 젊은 처자”(처녀)야, 당신이 들어온 여긴 살인자들의 집이에요.’
그리곤 그 새소리가 다시 한 번 더 들렸죠.
(신부가 도둑인 신랑에게 하는 말) 아니, 자기 이건 그냥 꿈 얘기야. 
그리곤 난 모든 방들을 돌아다녀보았지만, 모두 텅텅 비어 있었어요. 하지만 그곳을 뒤덮은 무언가의 끔찍함이란!
마침내 저는 지하실로 내려갔지요.
거기에 아주 아주 나이 드신 노파 한 분이 고개를 흔들며 앉아 계셨어요.
제가 그녀에게 물었지요.
‘제 신랑이 이 집에 살고 있나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하길,
‘이런 불쌍한 애를 봤나, 여기가 어디라고 와, 여긴 살인자들의 소굴이야, 물론 너의 신랑도 여기 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너를 보면 단번에 토막 내 죽일 게다, 그런 다음 너를 요리해 먹어치울 게다.’
어머 자기, 이건 그냥 내 꿈 얘기야.
하지만 그 노파가 저를 큰 통 뒤에 숨겨 주어 저는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났지요.
바로 그때 도둑들이 집으로 들이 닫쳤거든요. 그것도 웬 아가씨를 질질 끌면서 들어왔어요. 그들은 그녀에게 하얀, 빨강, 노란색으로 된 포도주를 각각 한 잔씩 마시게 해 결국 그녀의 심장이 두 동강이 나 터져 죽게 했지요.
(신부가 도둑인 신랑에게 하는 말) 아 자기, 이건 그냥 내 꿈이라고.
그 후 즉시 그들이 그녀의 아름다운 옷들을 벗겨내고 그 아리따운 몸을 식탁 위에 올리곤 토막을 내 소금을 흩뿌리더군요.
(신부가 도둑인 신랑에게 하는 말) 아 자기, 이건 그냥 내 꿈 얘기야. 
도둑들 중 한 명이 그녀의 새끼손가락에 껴져 있는 반지 하나를 보곤 빼내려다 잘 안 되자 도끼를 집어 들곤 살뚝 잘라버렸어요.
하지만 그 손가락은 공중으로 솟아올라 큰 통 뒤에 튀어와 제 가슴 속에 떨어졌지요.
자 여기, 이것이 바로 그 반지 낀 손가락이에요!” (←신부의 꿈 얘기 끝)


이렇게 말하며 그녀가 앞으로 나아가 참석한 사람들에게 그걸 보여주었어요.
그녀의 얘기가 진행되는 동안 점점 더 새파랗게 창백해져가던 도둑(=예비 신랑)이 펄쩍 뛰어오르더니 도망치려고 했어요.
하지만 손님들은 그를 단단히 붙잡아 재판정에 세웠어요.
그 후 그(=도둑=예비 신랑)와 그의 모든 잔당들은, 자신들의 악명 높은 범죄행위로 사형에 처해졌답니다. 

(동화 끝)

동화 「강도 신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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