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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24 [전래동화] 돌부처에게 비단을 판 바보

by RedBaDa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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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얼벙이’라는 아이가 살았어요. 얼벙이는 날마다 히죽히죽 웃기만 하는 아이였고 마을 친구들은 이런 얼벙이를 보고 바보라고 놀리곤 했어요. 이런 얼벙이를 지켜보는 얼벙이의 엄마는 속상해했죠.

 

얼벙이의 모습이 속상했던 엄마는 얼벙이를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어요. 어느 날 엄마는 얼벙이에게 비단을 주며 “이 비단으로 장사를 해보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란다”라고 말했지요.

 

“비단 사려! 매끈매끈한 비단 사려!”

 

얼벙이는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씩씩하게 외치며 비단을 팔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비단 한 필에 열 냥은 받고, 말 많은 사람은 대부분 도둑심보를 가졌으니 말 없는 사람에게 비단을 팔라는 엄마의 말도 되새기며 길을 걸었지요.

 

“말 없는 사람, 착한 사람. 비단 사려! 미끈매끈한 비단 사려!”

 

얼벙이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비단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비단을 팔려고 할 때마다 모여든 아주머니들은 늘 말이 많았고, 아주머니들에게 비단을 팔지 않고 부리나케 마을을 떠나버렸죠.

 

어느 새 얼벙이는 산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산 속엔 오래된 절이 있었지요. 오래된 절 속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사람이 아닌 돌부처였답니다.

 

“안녕하세요, 비단 사세요. 아주 좋은 비단이에요.”

 

얼벙이는 돌부처에게 비단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돌부처는 아무 말이 없었지요. 아무 말도 없는 돌부처를 보고 ‘말 없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얼벙이는 더욱 열심히 비단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돌부처는 아무 대답 없었고, 이런 돌부처를 본 얼벙이는 돌부처가 돈이 없기 때문에 비단을 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벙이는 돌부처의 앞에 모든 비단을 내려두었습니다.

 

“돈이 없으셔서 그렇지요? 괜찮아요. 돈은 내일 주셔도 돼요. 한 필에 열 냥, 잊지 마세요.”

 

집으로 돌아온 얼벙이는 엄마에게 ‘아주 말 없는 사람을 만나 비단을 팔았다’고 말하며 돈은 내일 받아오기로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엄마는 이런 얼벙이가 미심쩍었지만, 내일 꼭 돈을 받아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얼벙이는 다시 산 속에 자리한 절로 되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비단은 도둑들이 모두 가져가 버린 뒤였고, 비단 없는 돌부처만이 그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습니다. 사실, 그 절은 도둑들의 소굴이었던 것이죠.

 

“비단 값 주세요. 오늘 주시기로 했잖아요. 네?”

 

얼벙이는 몇 번이고 재촉했지만 돌부처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돈이 없어 말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얼벙이는 다시 돌아와 엄마에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엄마는 크게 화를 냈고, 얼벙이는 다음 날도 그 절에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말이 없는 돌부처의 모습에 얼벙이는 화가 나서 돌부처를 이리저리 흔들었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리던 돌부처는 쿵- 하고 넘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때, 얼벙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 졌습니다. 돌부처가 있던 자리에 금은보화가 엄청나게 묻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도둑들이 몰래 숨겨 둔 보물이었습니다.

 

“여기 있다고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미안해요.”

 

얼벙이는 다시 히죽히죽 웃으며 돌부처에게 넙죽 절을 하고 금은보화를 챙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단값을 받아왔다고 생각한 엄마는 크게 기뻐했고, 얼벙이와 엄마는 금은보화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전래동화 《돌부처에게 비단을 판 바보》는 꾀만 부리며 약삭빠르게 사는 것 보다 착하게 사는 것이 더 낫다는 교훈과 함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산다면 언젠가 큰 행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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