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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46 [그림형제 동화] 용감한 꼬마 재봉사

by RedBaDa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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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여름날 아침에 우리의 꼬마 재봉사(옷 만드는 사람)가 창가 옆 자신의 책상에 앉아 무척이나 기분 좋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시골뜨기 아주머니 한 분이 “싸고 맛있는 잽 있어요! 싸고 맛있는 잼이에요!”라며 소리 지르며 거리를 내려가고 계셨어요.
그 울림이 어찌나 경쾌하던지 재봉사의 귀가 반짝했어요.
그가 고운 머리를 창밖으로 내밀며 소리쳤지요. 
“여기요, 아주머니, 여기요, 죄다 사 드릴게요.”
아줌마는 그 무거운 바구니를 이고(들고) 재봉사가 있는 3층까지 끙끙 올라왔어요.
재봉사는 마치 다 살 모양인지 아주머니에게 바구니 속의 항아리들을 다 열게 했어요.
재봉사는 그것 모두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손으로 들어도 보고 또 코에다가 대고 킁킁 냄새맡아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결국 말했어요.
“냄새 좋은 잼이네요, 100그램(g)만 주세요, 아줌마, 1/10(십 분의 일) 킬로그램이요 물론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장사 한 밑천 땡길 거라 생각했던 아주머니는 이 꼬마 재봉사의 말 같지도 않은 말에 크게 화가 나서 100그램을 주곤 매우 궁시렁 거리며 가버렸어요.
“자,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느님.”라며 그 꼬마 재봉사가 소리쳤어요. “그러니 이걸 먹고 제가 건강해지고 강해지게 해주세요.”
그래서 그는 찬장(그릇을 두는 곳)에서 빵을 꺼내와 한 덩어리 자른 다음 그 위에 잼을 살살 발랐다. 
“음, 냄새 한 번 근사하다.”라며 그가 말했어요. “아니자 일단 만들고 있던 재킷(웃옷) 남은 부분마저 마무리 짓고 빵을 한 입 베어 물어야지.”
그는 그 빵을 가까이에 두고 즐겁게 다시 바느질을 한 땀 한 땀 ‘이탈리안 장인의 정성으로’(←시크릿 가든 드라마가 갑자기 생각나서 제가 추가한 부분임ㅋㅋ) 계속했어요. 
그러는 동안 달콤한 잼의 냄새가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지요.
아시죠, 벽엔 수많은 파리들이 앉아 있잖아요. 그래서 파리들이 구미가 당겨 주인 행세를 하러 잼 위로 내려왔어요.
“얼씨구! 니들 뭐야? 누가 초대했는데?”라며 꼬마 재봉사가 이 불청객들을 쫓아내며 말했어요. 
하지만 때마침 그 파리들이 외국파리들이라 전혀 독일어(그림형제는 독일 사람임. ‘그림’은 독일성씨임. 그림 그리는 ‘그림’ 아님^^)를 못 알아듣고 전혀 도망가려고 하지 않았지요.
곧 더 많은 파리들이 친구들을 따라 내려왔어요.
마침내 우리의 꼬마 재봉사도 이성을 잃고 작업용 탁자 밑에 있던 서랍에서 헝겊 한 조각을 쥐며 말했어요.
“기다려, 내가 언제 니들보고 먹으랬어!”
그러면서 무지막지하게 파리들을 내리쳤어요.
그가 다시 헝겊 조각을 들어 팔 다리를 뻗으며 죽어 있는 파리들을 세려보니 어머나 자그마치 파리 7마리가 죽어있지 뭐예요.
“내가 이렇게 힘이 셌나?”라며 꼬마 재봉사는 자기 자신의 용맹함에 경탄해마지 않았어요.
“이런 소식은 온 마을에 알려야해!”
그래서 꼬마 재봉사가 서둘러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한 땀 한 땀 또 바느질을 해 큼직한 글씨체로 다음과 같이 허리띠 위에 새겨넣었어요.
“한 방에 일곱!”
“음, 마을이라!”라며 그가 계속 말했어요. “이왕이면 온 세상에 이 소식을 전하는 게 낫겠지!”
이제 그의 심장은 새끼 양의 꼬리처럼 기쁨으로 파닥이고 있었어요.
재봉사가 허리띠를 착용하곤 온 세상으로 나가보기로 결심했어요. 왜냐면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용맹함을 드러내기엔 이 작업실이 너무 좁으니까요.
출발하기 전 그는 두고 가는 것이 없는지 집 안을 이리저리 살펴보았어요.
하지만 역시나 가지고 갈 건 없더군요.
다만 오래된 치즈 하나가 보여 그거라도 일단 호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고 갔어요.
그는 또한 문 앞에서 수풀 속에 갇힌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그 새도 치즈와 함께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쏙 넣고 걸어갔어요.
이제 그는 대담무쌍하게 여행을 떠났어요.
그는 몸이 가볍고 민첩해 피로감이 전혀 없었어요.
길을 따라 걷다보니 산으로 올라가네요.
그러다 산꼭대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여기엔 힘센 거인 한 명이 아주 만족스러운 듯 주변경치를 둘러보고 있었어요.
꼬마 재봉사가 용감무쌍하게 오르며 그에게 말했어요.
“안녕, 친구, 드넓은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구나! 난 지금 저쪽으로 가던 길이야, 내 운을 시험해보려고 말이지. 너 나와 함께 동행 하지 않으련?”
거인이 경멸스럽다는 듯이 재봉사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나 원 참 같잖아서! 가소롭기 거지 없는 놈이군!”
“뭐가 어째?”라며 그 꼬마 재봉사가 자신의 코트(웃옷) 단추를 풀어 거인에게 허리띠를 보여주며 대답했어요. “내가 누군지 한 번 보시지!”
거인이 읽었어요. “한 방에 일곱 명이라고.”
거인이 생각하기론 재봉사가 주먹 한 방으로 일곱 명을 때려죽였다는 얘기 같아 이 조그마한 친구에게 약간의 경의심이 들려는 찰나.
그래도 거인은 재봉사가 너무 같잖게 생겨 시험해보고 싶어졌어요.
거인이 손에 묵직한 돌을 하나 쥐더니 꽉 손힘을 주었어요. 그래서 바위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너 이거 돼,”라며 거인이 말했어요. “이 만큼 힘이 있냔 말이야?”
“그게 다야?”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그건 애들 장난이지!”
그러면서 재봉사는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어 부드러운 치즈를 꺼내 즙이 뚝뚝 떨어질 때까지 손으로 꽉 압착을 했어요.
“어때,”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이 정도면 믿어지지 않아?”
거인은 도대체 이 재봉사가 뭔 소릴 하는지 감이 안 잡히고 작은 놈이라 깔보는 심정이 너무 강해 믿질 않았어요.
그때 거인이 묵직한 돌을 하나 들고 하늘 높이 정말이지 시야(눈)에서 사라질 정도로까지 높이 던졌어요.
(거인의 대사→) “자, 꼬마 친구, 이렇게 한 번 해봐.”
“제법 던지는데,”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하지만 바위는 언젠가는 다시 땅으로 떨어지기 마련이야. 하지만 난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그걸 던질 수 있지.”
그러더니 재봉사는 손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넣더니 새를 꺼내 공중으로 던졌어요.
자유를 다시 찾은 그 새가 높이 높이 날아오르며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어때 이만하면 만족하겠지, 친구?”라며 재봉사가 물었어요.
“음 던지는 건 확실히 확인했고,”라며 그 거인이 말했어요. “하지만 우린 아직 네가 뭔가를 옮길 수 있는지는 안 봤어.”
거인은 꼬마 재봉사를 데리고 거대한 떡갈나무 하나 앞으로 갔어요. 그 떡갈나무는 땅바닥위에 쓰러져 누워있었어요.
거인이 말했어요.
“네 힘이 충분하다면 내가 이 나무를 숲 밖으로 옮기는 걸 도와봐.”
“기꺼이,”라며 작은 남자(꼬마 재봉사)가 대답했어요. “네가 나무 몸통을 어깨 위에 올려 매(어깨 위에 둬), 그럼 내가 나뭇가지들과 잔가지들이 있는 부분을 들 테니. 어쨌든 가지들이 가장 무거운 부분이니까 말이야.”
거인이 나무 몸통을 어깨 위에 올려 맸다. 
반면 재봉사는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았다. 
나무 몸통 때문에 고개를 돌릴 수 없는 거인은 온전히 혼자 그 무거운 나무를 옮겨야했다. 게다가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은 재봉사까지 덤으로 말이다.
뒤에 앉은 재봉사는 기분이 무척 즐겁고 행복해져 중얼중얼 노래를 불렀다. 
“저기 성문으로 재봉사 세 사람이 말을 타고 지나간다네.”
정말이지 나무 옮기기가 식은 죽 먹기보다 쉽지 않은가.
무거운 나무에다 재봉사까지 지고 걷던 거인이 도저히 지쳐 더는 갈 수 없어 소리쳤다. 
“아이고 힘들어, 나무 더는 못 옮기겠네, 이만 내려놓아야겠다!”
재봉사가 얼른 날쌔게 뛰어내린 다음 두 팔로 얼른 나무 몸통을 잡았다. 마치 지금껏 거인과 같이 옮긴 것처럼 말이다. 
재봉사가 거인에게 말했다. 
“이봐 덩치만 큰 친구, 고작 이 정도 옮기고 마는 거야!”
그들은 함께 걸었다. 
그들이 벚꽃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거인이 나무 꼭대기를 잡아 아래로 구부려 당기며 그걸 재봉사의 손에 건네며,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잘 익은 열매(버찌. 벚꽃 나무의 열매)를 따 먹으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꼬마 재봉사의 힘은 너무도 약해 그 나무를 쥐고 있을 수 없었다. 때마침 거인이 나무 꼭대기를 쏙 놓자 나무가 도로 솟아올랐고 그 바람에 나무를 쥐고 있던 재봉사까지 하늘로 날아가고 말았다. 
다행히 재봉사가 다치지 않고 땅에 내려오자, 거인이 말했다. 
“뭐야 이거? 그 잘난 체를 하더니 그 허약한 잔가지 하나 쥐고 있을 힘도 없었던 거야?”  
“힘이 부족한 게 아냐,”라며 꼬마 재봉사가 대답했어요. “넌 한 방에 일곱을 쓰러뜨린 남자를 뭘로 보고 하는 소리야? 울창한 숲 속에서 사냥꾼이 총을 쏘기에 내가 나무를 뛰어넘은 거라고. 너도 할 수 있을 거 같음 한 번 뛰어넘어봐.”
거인이 시도를 해보았지만 도저히 그 나무를 뛰어넘을 수 없었어요.
게다가 뛰어넘으려다 나뭇가지에 걸리는 바람에 재봉사가 우세하다는 것만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죠.
거인이 말했어요.
“네가 그토록 용맹한 친구라면, 나를 따라 우리 동굴로 가서 우리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자.”
꼬마 재봉사가 기꺼이 그 제안에 응해 거인을 따라갔어요.
그들이 동굴로 들어서자, 다른 거인들이 불가에 앉아 각자 불에 구운 양 한 마리씩을 손에 쥐고 먹고 있었어요.
꼬마 재봉사는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지요.
‘음, 여긴 내 재봉사작업실보단 훨씬 더 넓구나.’
거인이 재봉사에게 침대 하나를 보여주며 오늘은 거기 누워 잠자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 침대는 꼬마 재봉사에게 너무도 컸어요. 
그래서 재봉사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눕진 못하고 침대 위 한쪽 구석에서 잠들었어요. 
밤 12시가 되어 꼬마 재봉사가 잠이 들었을 거라 생각한 거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철 몽둥이를 쥐고 다가와 한 방에 그 침대를 박살내버렸어요.
그러곤 거인은 이것으로 얄미운 메뚜기(꼬마 재봉사)에게 필살기(죽음의 한 방)를 날렸다 생각했어요.
새벽 일찍 거인‘들’은 숲으로 나갔어요. 꼬마 재봉사 일은 까마듯이 잊고요.
그때 갑자기 꼬마 재봉사가 튀어 나오더니 거인들과 함께 흥겁고 대담무쌍하게 나란히 걸었어요.
거인들은 깜짝 놀라 생각했어요. 혹시 재봉사가 거인들 모두를 한 방에 죽일까 두려워진 거인들은 줄행랑을 쳐버렸어요(도망쳤어요).
꼬마 재봉사는 앞으로 계속 나아갔어요.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뾰족한 코가 가리키는 방향으로요.
한참을 걷고 보니 그는 어느 새 궁전의 안뜰에 들어와 있었어요.
몸이 지친 그가 잔디밭 위에 누워 쿨쿨 잠이 들었어요.
그가 거기 누워 자는 동안, 사람들이 와 보고 그의 몸 양 옆쪽을 살펴보다 허리띠에 적힌,
“한 방에 일곱.”이란 글귀를 읽게 되었어요.
“아,”라며 사람들이 말했어요. “이런 전쟁영웅께서 평화로운 이곳에 나타나시다니? 당장 왕께 보고 드려야겠어.” 
사람들이 왕께 그의 등장을 알렸어요.
그리고 혹시 나중에라도 전쟁이 터지면 중요하고 유용하게 쓰일 분일 수 있으니 여기 머물게 하면 좋겠다는 자신들의 의견도 같이 왕께 아뢰었어요. 
그 조언을 좋게 여긴 왕이 신하들을 그 꼬마 재봉사에게 보내 재봉사가 깨는 대로 군대에 봉사해줄 것을 부탁드리게 했어요.
특사(심부름하는 신하)가 잠자는 사람 옆에 서 있다, 꼬마 재봉사 기지개를 쭉 펴고 두 눈을 벌리며 일어나자, 그때서야 재봉사에게 왕의 제안을 전달했어요.
“내가 마다할 이유가 없지.”라며 재봉사가 대답했어요. “내 기꺼이 왕의 군인이 되겠네.”
그리하여 영광되게도 재봉사에겐 특별한 직책과 특별한 집이 주어졌어요.
하지만 기존의 군인들은 사람을 한 방에 일곱이나 죽인다는 이 꼬마 재봉사가 탐탐치 않았어요. 그래서 재봉사를 몰아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앞에서 반대를 했다간,”라며 기존 군인들이 서로 말을 주고받았어요. “그가 우릴 한 방에 일곱씩 죽일 수 있으니, 그에게 직접적으론 반대할 수 없어.”
그리하여 기존 군인들이 결론을 내리길, 모두 함께 왕에게로 나아가 퇴직(그만둠)해 달라고 청하며 그 이유로 넌지시 재봉사 얘길 하자는 거예요.
“저희들은 좋아할 수 없습니다.”라며 기존 군인들이 왕께 말했어요. “한 방에 사람을 일곱씩이나 죽이는 자와 함께 하라니요.”
왕은 충실한 하인들인 기존 군인들을 한 명도 잃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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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라리 재봉사를 만나지 말 걸 후회했지요. 그래서 다시 재봉사를 떨쳐버릴 꺼리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왕은 바보가 아니었던지라 재봉사에게 직접 해고 통지를 하는 모험은 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그랬다가는 재봉사가 한 방에 왕과 백성들을 다 죽이고 자신(재봉사)이 왕좌(왕의 의자)에 오르러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한참을 궁리한 끝에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어요.
왕은 사람을 꼬마 재봉사에게 보내 그(재봉사)가 위대한 전사이니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다 말했어요.
즉 숲에 두 거인이 강도질, 살인, 폭행, 불장난 등 각종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데, 왕국에 있는 어느 누구도 이 둘 거인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거인이 사람만 보면 죽이니까요.
그래서 만약 재봉사가 이 두 거인을 무찌르고 죽여만 준다면, 자신(왕)의 딸을 그(재봉사)의 아내로 주고 ‘신부의 혼인 지참금’으로 왕국의 반을 주겠노라 말했어요.
또한 거인을 무찌를 때 1백 명의 기마병을 보내 그(재봉사)를 돕겠다 말했어요.
‘그거야 말로 나 같은 ’호인‘(됨됨이가 좋은 사람)이 해볼 만한 일이지!’라며 꼬마 재봉사는 생각했어요. ‘게다가 아름다운 공주와 왕국 절반까지 준다니! 내 인생에 언제 이런 제안이 들어오겠어.’
“오 좋습니다.”라며 그가 대답했어요. “내 즉시 그 거인들을 제압하지요. 1백 명의 기마병들 도움이 필요 없습니다. 한 방에 일곱을 쳐 죽이는 제가 그깟 두 명(두 거인)이 무섭겠습니까.”
꼬마 재봉사가 출발하자 뒤이어 1백 명의 기마병들도 뒤따라갔어요.
숲의 변두리에 도착한 재봉사가 기마병들에게 말했어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나 혼자서도 금방 그 거인들을 해치울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다음 그는 숲으로 들어가 왼쪽 오른쪽 방향을 살폈다.
머지않아 두 거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어느 나무 아래에 누워 자고 있었다. 어찌나 코들을 고는 지 나뭇가지들이 위 아래로 흔들거렸다. 
놀고 있을 틈이 없던 꼬마 재봉사가 자신의 두 호주머니 한가득 돌들을 주워 모은 다음 그 나무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나무를 반쯤 올라간 다음 재봉사가 나뭇가지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잠꾸러기들(잠자는 거인들) 바로 위에 있는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아, 거인 한 명의 가슴팍 위로 돌 하나를 하나씩 떨어뜨리고 또 떨어뜨렸다. 
한동안 그 거인은 전혀 기척도 없었다. 하지만 마침내 그 거인이 깨어나 친구를 밀치며 말했다. 
“나 왜 쳐?”
“꿈꿨겠지,”라며 그 친구가 말했다. “난 너 안 건드렸어.”
그들은 그렇게 다시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 재봉사가 돌멩이 하나를 두 번째 거인 위로 내던졌다. 
“너 이게 무슨 의미야?”라며 그 두 번째 거인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던진 건 너잖아?”
“난 너한테 안 던졌다니까.”라며 두 번째 거인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그들이 한동안 그 문제로 옥신각신 다투었다. 
하지만 그들은 피곤했던 터라 그 문제를 덮어두고 일단 눈부터 붙이기로 했다, 한 번 더. 
꼬마 재봉사가 다시 자신의 게임을 시작했다. 재봉사는 이번엔 가장 큰 돌멩이를 주워와 그걸 첫 번째 거인의 가슴팍 위로 힘차게 내던졌다. 
“너무 아프잖아!”라며 그가 미친 사람 마냥 벌떡 일어나 친구를 밀치며 말했다. 어찌나 큰 동작이던지 나무가 흔들렸을 정도였다. 
친구 거인도 지지 않고 첫 번째 거인을 밀쳤다. 그렇게 그들은 길길이 화를 내다 나무를 뽑아 오랫동안 상대방을 호되게 내리쳤다. 
그러다 그들이 마침내 거의 동시에 땅 바닥 위에 뻗어 죽어버렸다. 
그때서야 꼬마 재봉사가 땅 위로 폴짝 뛰어내렸다. 
“다행히,”라며 그가 말했다. “거인들이 내가 앉아 있던 나무를 뽑진 않았어. 하마터면 이 나무 저 나무 위로 다람쥐처럼 뛰어다닐 뻔 했어. 하지만 뭐 우리 재봉사들은 날쌔니까.”
그는 자신의 검을 뽑아 거인들의 가슴팍 위를 두 세 차례 찔렀어요.
그런 다음 기마병들에게로 가 말했어요.
“다 해치웠어. 두 놈 모두 한 방에 해치웠어. 하지만 간단하지 않았다고! 놈들이 위기에 처하자 나무들을 뽑고 방어에 들어가서 말이야, 그렇지만 모두 다 헛수고였지, 나 같이 한 방에 일곱을 때려눕히는 자 앞에선 말이야.”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라며 기마병들이 물었어요.
“그런 거라면 전혀 염려 안 해도 돼,”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거인들은 내 머리카락 하나 건드릴 수 없었으니까 말이야.”
기마병들은 그 말이 믿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들은 숲속으로 말을 타고 들어갔지요.
그런데 거기에 정말로 두 거인이 피를 콸콸 흐리며 죽어 누어있고 주변의 나무들이 온통 뿌리째 뽑혀 있지 뭐예요.
꼬마 재봉사는 왕에게 약속했던 보상을 달라 청했어요.
하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하잖아요. 
왕이 자신의 말을 후회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영웅을 없앨까 궁리하고 또 궁리했어요.
“내 딸과 왕국의 절반을 받기 전에,”라며 왕이 그에게 말했어요. “자넨 영웅적인 위업(=일)을 하나 더 달성해야하네. 숲에 ‘방랑하는’(어슬렁거리는) ‘유니콘’(뿔이 하나 달린 전설의 동물)이 한 마리 있는데 여간 피해를 끼치는 게 아니네, 자네가 가 그 놈을 잡아주게.”
“그런 거라면 거인 두 명을 해치울 때보다 훨씬 덜 두려운데요. 한 방에 일곱을 해치우는 게 제 주특기니까요.”
그(재봉사)는 새끼줄 하나와 도끼 한 자루를 쥐고 숲으로 여행을 떠났다.
왕은 사람들을 같이 보내 그를 돕게 했는데, 그는 이 사람들을 숲 밖에서 대기하게 했다. 
그는 오랫동안 찾아다녀야했다. 
곧 유니콘이 그의 앞에 나타나더니 다짜고짜 그를 향해 돌진해왔다.
마치 자신의 뿔로 한 방에 그를 산산조각 내버릴 심산인거 같았다. 
“워~, 워~.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겠는걸.”라고 그가 말하면서 그 동물이 아주 가까이로 다가올 때가지 가만 서 있었다. 그런 다음 잽싸게 나무 뒤로 확 숨었다. 
전 속력으로 그 나무에 달려들던 유니콘의 뿔이 너무도 쌔게 나무 몸통에 박히는 바람에 유니콘이 자신의 힘으로는 뿔을 나무에서 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유니콘은 붙잡히게 되었다. 
“이제 잡았다.”라며 재봉사가 그 나무 뒤에서 뛰어나와 유니콘의 목에다 새끼줄을 감았다. 
그런 다음 재봉사는 들고 간 도끼로 그 나무에서 유니콘의 뿔을 잘라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다음 그는 그 짐승을 끌고 왕에게로 갔다. 
왕은 이번에도 자신이 약속한 보상을 그에게 주지 않으려 들며 세 번째 요구를 했다.
즉 자신의 딸과 결혼하기 전에 그가 숲을 마구 부수고 있는 야생 멧돼지 한 마리를 잡아 와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일을 돕기 위해 사냥꾼들을 그와 함께 보내주겠다고 왕은 제안했다. 
“좋습니다,”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그거야 애들 장난이죠!”
그는 사냥꾼들을 데리고 숲 속으로 가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야생 멧돼지가 여러 차례 그들(사냥꾼들)을 들이받았기 때문에 그들(사냥꾼들)은 가만히 잠복해서 야생 멧돼지를 기다릴 용의가 전혀 없었던 거지요. 그래서 재봉사가 그들(사냥꾼들)을 데려가지 않자 그들(사냥꾼들)이 아주 기뻐했어요.
멧돼지는 재봉사를 보자마자 입에 거품을 밀고 엄니(어금니)를 바드득 바드득 갈며 달려들었어요. 한 방에 재봉사를 땅에 냅다 내동댕이칠 작정인 모양이었어요.
하지만 날쌘 거라면 우리의 영웅도 뒤지지 않기에 잽싸게 근처에 있던 교회 예배당으로 도망쳤답니다. 그와 동시에 재봉사는 창가로 달려가 도로 밖으로 빠져나왔어요.
재봉사를 뒤쫓아 멧돼지도 교회 예배당 안으로 달려 들어갔고요.
그때 재봉사가 빙 돌아서 뒤로 와 문을 쾅하고 닫았어요.
미친 듯이 날뛰는 짐승(멧돼지)은 너무 몸이 무겁고 어색해 그 창문을 뛰어넘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어요.
그때 꼬마 재봉사가 저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냥꾼들을 불렀어요. 사냥꾼들이 두 눈으로 ‘갇힌 자’(멧돼지)를 볼 수 있게요.
일이 이쯤 되고 나니 영웅이 왕에게 가자 왕도 좋든 싫든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왕은 자신의 딸과 왕국의 절반을 그에게 주었어요.
만약 왕이 그가 전쟁을 좋아하는 영웅이 아니며 그냥 단지 그(왕) 앞에 서 있는 꼬마 재봉사에 지나지 않은 걸 알았더라면 아마 마음이 무거워 더 죽을 맛이었겠지요.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고 ‘소소하게’(재봉사에서 왕이 되는 작은 기쁨. 왕보다 재봉사 일이 더 좋았다는 얘기) 거행되어 재봉사는 이제 왕이 되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왕비는 자신의 남편이 밤에 잘 때 꿈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이 놈아, ‘더블릿’(15~17세기의 남자 옷 상의)을 만들어, ‘판탈롱’(과거 남자 다리에 밀착된 바지)도 꿰매고, 그렇지 않음 ‘자’(길이를 재는 자)로 네 놈 귀뺨매기를 후려 줄줄 알아.”
그제야 왕비는 자신의 젊은 군주(남편)가 실은 천하게 태어난 재봉사란 것을 알고 다음 날 아바마마를 찾아가 자신이 속아서 결혼하게 되었다고 하소연을 했어요.
왕비는 아빠에게 자신이 고작 재봉사인 남편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 달라 애걸했어요. 
왕이 그녀를 안심시키며 말했어요.
“오늘 밤 네 침실 문을 열어놓거라, 그럼 내 부하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그가 잠에 곯아떨어지면 즉시 동아줄로 묶어다 배에 태워 무인도(섬)에 두고 오겠다.”
여자는 그 제안에 안심했어요.
하지만 때마침 이 대화를 ‘왕(왕비의 아버지인 왕)의 갑옷 운반자’가 다 듣고 말았어요.
이 ‘갑옷 운반자’는 ‘젊은 군주’(꼬마 재봉사)와 사이가 좋았어요. 그래서 젊은 군주에게 이 계획을 몽땅 다 알려주었어요.
“그럼 ‘훼방’(=방해) 한 번 놓아볼까.”라며 꼬마 재봉사가 말했어요.
밤이 되자 그(꼬마 재봉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내와 함께 잠이 들었어요.
그가 잠이 들었다 생각한 그녀가 가만히 일어나 문을 열더니 도로 다시 침대로 가 누웠어요.
자던 척을 하고 있던 꼬마 재봉사가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이 놈아, ‘더블릿’(15~17세기의 남자 옷 상의)을 만들어, ‘판탈롱’(과거 남자 다리에 밀착된 바지)도 꿰매고, 그렇지 않음 ‘자’(길이를 재는 자)로 네 놈 귀뺨매기를 후려 줄줄 알아. 나는 한 방에 일곱을 때려눕히는 자야. 두 거인도 내가 죽였지. 유니콘도 내가 잡아 왔고 야생 멧돼지도 내가 가두었지. 이런 내가 고작 방 밖에 서 있는 자들을 두려워할 소냐. 같잖긴.”
재봉사가 말하는 걸 들은 사람들은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인 나머지, 사나운 사냥꾼이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 듯 줄행랑(도망)을 쳐버렸어요. 
그 이후는 어느 누구도 감히 더 그(꼬마 재봉사)에게 대항할 생각을 품지 못했답니다.
그리하여 왕이었던 꼬마 재봉사는 남은 생도 왕으로 지내며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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