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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48 [그림형제 동화] 수수께끼

by RedBaDa 202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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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세상을 여행해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 한(1) 왕자님이 계셨어요.
그래서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오직 충실한 하인 한 명과만 여행을 떠났답니다.
어느 날 울창한 숲에 들어가니, 사방에 깔린 건 어둠이요, 쉴 만한 곳은 물론이거니와 하룻밤 묵고 갈 만한 곳도 찾을 수 없는 거예요. 
그때 조그마한 집으로 다가가고 있는 소녀가 보였어요.
왕자가 다가가보니 그 처녀는 어리고 아름다웠어요.
왕자가 그녀에게 말했어요.
“얘야, 나와 내 하인이 이 누추한 집에서 하룻밤 묵고 갈 수 있겠니?”
“오, 네,”라며 그 소녀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당신은 그러실 수 있지만, 하지만 전 그러시지 마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들어가지 마세요.”
“아니 왜?”라며 왕자가 물었어요.
소녀는 한 숨을 쉬며 말했어요. “제 새엄마가 사악한 술수를 쓰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낯선 이방인에겐 호감을 갖고 계시지 않으세요.”
그래서 왕자는 대번에 그게 마녀의 집이란 걸 알아챘어요.
하지만 날이 너무 어둡고 더 갈 힘도 없고 또 무섭지도 않았던 왕자는 그냥 들어갔어요.
노파가 난로 옆 안락의자에 앉아있다 시뻘건 눈으로 이방인을 쳐다봤어요.
“안녕하슈,”라며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그러면서도 사뭇 우호적인 척하며 그녀가 말했어요. “앉아 푹 쉬시다 가슈.”
그녀가 불을 더 세게 피웠어요. 그녀는 뭔가를 작은 냄비에 담아 요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딸이 정신 차리라며 두 사람(왕자와 하인)에게 경고했어요.
“아무 것도 드시지 말고, 마시지도 마세요.”
왜냐면 그녀가 지금 사악한 음료수를 끓이고 있다는 거예요.
그들은 이른 아침까지 푹 잤어요.
그들은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왕자님은 벌써 자기 말 위에 걸터 앉았지요.
노파가 말했어요.
“잠시만, 내 직접 작별 주 한 모금 드리리다.”
그녀가 가져오는 동안 왕자는 그냥 말을 타고 출발했어요.
다만 하인이 자기 말에 ‘안장’(말 등에 탈 때 앉는 부분)을 좀 더 메야 했어요.
그래서 사악한 마녀가 그 음료수를 들고 나왔을 때 남아 있던 유일한 사람이 그 하인이었지요.
“이걸 네 주인께 갖다 줘.”라며 그녀가 말했어요.  
하지만 바로 그때 유리잔이 깨지는 바람에 독이 말에게로 튀었다. 그 독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에 말이 즉사해 넘어지고 말았다. 
하인이 주인에게 달려가 이 일을 말하였다. 하지만 하인의 말 안장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어 다시 가서 가져와야했다.
하지만 하인이 죽은 말에게 가보니, 큰까마귀 한 마리가 벌써 말 위에 앉아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재수 옴 붙었군?”라며 하인이 말했어요. 
그는 그 큰까마귀를 죽여 들고 갔어요. 
이제 그들은 온종일 숲을 여행하며 나아갔어요. 그럼에도 숲을 벗어나지 못했죠.
땅거미가 질 때쯤 그들은 여인숙 하나를 발견해 들어갔어요.
하인이 그 큰까마귀로 저녁식사를 차려달라며 여인숙주인에게 주었어요.
하지만 거긴 도둑들의 소굴이었어요. 
밤사이 12명이 도착해 이방인들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을 작정을 하고 있었지요.
그 작업을 하기 전 그들이 자리에 앉아 저녁식사를 했어요.
여인숙 주인과 마녀가 그들과 함께 앉았어요.
그들은 다 함께 고깃국을 한 접시씩 먹었어요. 큰까마귀의 살점이 들어간 고깃국이었지요.
그들이 한 두입 삼키자마자 푹푹 쓰러지며 죽고 말았어요.
왜냐면 말의 살점을 먹었던 그 큰까마귀가 독을 그들에게 옮겼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집엔 여인숙주인의 딸내미 외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어요.
그 애는 정직했어요. 나쁜 짓에도 가담해오지 않던 아이였어요.
그녀가 이방인에게 모든 방문을 열어주며 수북이 싸여있는 보물들을 보여주었어요.
하지만 왕자는 모든 것을 그녀가 계속 간직해도 된다 말하고,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리곤 하인과 함께 말을 타고 여행을 출발했다. 
한참을 여행하니 도시가 하나 나왔다. 
그 도시엔 아름답지만 무척이자 도도한 공주님이 한 분 살고 계셨다. 
그녀는 자신이 알아맞히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한 가지 내는 사람만아 자신의 남편이 될 수 있다 선포한 상태였다. 
다만 그녀가 그 수수께끼를 풀 경우 그 남자의 목을 내 놓아야했다. 
그녀에겐 3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 안에 수수께끼를 풀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도 총명했기에 주어진 수수께끼를 약속 날짜보다 훨씬 일찍 죄다 알아맞추었다. 
그 때문에 죄 없는 남자구혼자들만 아홉 명이나 저승길로 갔다. 
왕자가 도착했을 때, 그만 그녀의 엄청난 미모에 눈이 멀어 기꺼이 이것에 자신의 목숨을 걸 각오가 되었다. 
그런 다음 그가 그녀에게 가 자신의 수수께끼를 내놓았다. 
“이건 무엇입니까?”라며 그가 말했다. “한 번은 하나밖에 죽지 않았는데, 또 한 번은 열둘이나 죽었다.”
그녀는 그게 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그녀가 수수께끼 책을 펼쳤다. 
하지만 거기에도 그 얘긴 없었다…. 즉 그녀의 지식이 바닥 난 거였다. 
어쩔 줄을 몰라한 그녀가 자신의 하녀를 시켜 왕자의 침실에 몰래 들어가 보게 했다. 왕자의 꿈들을 엿들으라는 것이었다. 왕자가 자다 혹 자신의 수수께끼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다 그녀는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리한 하인이 자기 주인 대신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녀가 거길 들어오자, 그(하인)가 그녀가 입고 있던 ‘망토’(팔 부분이 없고 어깨 위에 걸쳐 있는 외투)를 벗기며 회초리로 그녀를 쫓아내버렸다.  
두 번째 날 공주는 이번엔 ‘시녀’(지체 높은 사람을 시중드는 여자. 궁녀)를 보냈다. 시녀라면 분명 엿듣는데 성골할 거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인은 그 시녀도 또한 망토를 벗기고 회초리로 밖으로 몰아내버렸다. 
이제 세 번째 밤이니까 왕자는 자신이 안전할 거라 믿고 직접 자기 침대에 누웠다. 
그때 공주 자신이 직접 들어왔어요.
그녀는 부연(흐릿한) 회색 망토를 하나 입고 있었어요.
그녀가 왕자 곁에 앉았어요.
그녀는 왕자가 자며 꿈꾸고 있다 생각하곤 말을 걸었어요.
자면서도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희망하고서요. 많이들 그러잖아요. 하지만 왕자는 깨어있었어요. 그래서 모든 말을 또렷이 잘 듣고 이해했죠.
그때 그녀가 물었어요.
“한 번은 하나밖에 죽지 않았다는 게 무슨 말이죠?”
그가 대답했어요.
“독약에 죽은 말의 시체를 먹은 큰까마귀가 죽었다는 뜻이오.”
그녀가 재차 물었어요.
“그럼 또 한 번은 열둘이나 죽었다니 이건 무슨 뜻이죠?”
그가 대답했어요. 
“그건 그 큰까마귀 고깃국을 먹고 죽은 열두 명의 살인자들을 말하는 겁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몰래 훔치려던 그 수수께끼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하자만 왕자가 그녀의 망토를 하도 세게 붙드는 바람에 그녀는 그걸 놓아두고 와야 했어요.
다음날 아침 공주는 자신이 그 수수께끼를 알아맞혔다며 발표했어요.
공주는 사람을 보내 12명의 재판관들을 오게 해 그들 앞에서 그 수수께끼의 답을 설명했어요. 
하지만 그 청춘(왕자)이 자기 말 좀 들어보라며 간청하더니 말했어요.
“그녀는 밤에 제 방에 몰래 들어와 질문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몰랐을 겁니다.”
재판관들이 말했어요.
“증거를 대시오.”
그때 그의 하인에 의해 망토 세 개가 재판관들에게 제출되었다. 
공주가 평소 입는 부연(흐릿한) 회색 망토를 본 재판관들이 말했다. 
“망토에 금실과 은실로 ‘자수’(실을 넣음)를 놓게 하시오. 이건 당신의 결혼식 망토로 사용될 것이오.”(왕자와 공주의 결혼식 때, 왕자가 착용할 망토를 말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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