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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51 [그림형제 동화] 일곱 마리 까마귀

by RedBaDa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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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일곱 아들을 둔 아빠가 살고 있었어요.
그에겐 딸이 없었죠, 그때까진요.
비록 딸이 있음 하고 많이 바랐지만요.
그러다 마침내 아내가 아이를 가졌는데 낳고 보니 딸아이였어요.
기쁨이 샘솟았어요. 하지만 아가가 너무 약하고 조그만 했어요. 아가가 너무 허약해 세례를 받지 못하고 곧 죽을까 염려된 아빠가 개인자격으로 세례를 하기로 결심했어요.(아빠가 걱정하는 것→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으면 아기라도 천국엘 못 감. 연옥에 감. 연옥=‘천국 전 단계’. 종교를 믿지 않았던 착한 사람들이 가는 곳이 연옥. 단테의 『신곡』에서 읽었음)
아빠가 소년(아들)들 중 한 명에게 빨리 가서 세례에 쓸 물을 떠오라 시켰어요.
나머지 6명의 소년들도 덩달아 같이 갔어요. 그러다 서로 자기가 물을 퍼겠다고 하다 항아리를 우물 속에 빠뜨리고 말았어요.
소년들은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감히 집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고요.
심부름 보낸 아이들이 계속해서 돌아오지 않자 아빠가 안절부절 못해 말했어요.
“이것들이 또 논다고 심부름하는 걸 까먹은 모양이네, 이 저주받을 놈들!”
세례도 받지 못하고 죽게 될 딸아이가 걱정돼 아빠는 정말이지 죽을 판이었어요.
분을 차지 못한 아빠가 외쳤어요.
“이 자식들 죄다 까마귀로 변해버리라지.”
그가 그 말을 내뱉자마자 하늘에서 날개들이 “푸드덕!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려 올려다보니 ‘칠흑 같은’(새까만) 까마귀(원문→큰까마귀)들이 날아가고 있었어요. 
부모는 그 저주를 되돌릴 수 없었어요.
일곱 아들을 잃은 슬픔이 컸지만, 그나마 다행인 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딸아이가 곧 건강을 회복하고 나날이 예쁘장하게 커갔다는 거예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자기에게 오빠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부모님께서 딸아이 앞에서 오빠 얘기를 할까 정말 조심하셨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어떤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어요.
“저 애 참말로 예쁘네, 하지만 자기 때문에 일곱 오빠들이 저주에 걸렸다는 걸 알까.” 
그녀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다음 아빠 엄마에게 가, 자신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게 과연 사실인지 그럼 그 오빠들은 다 어떻게 된 건지를 여쭈었어요.
부모님도 더는 비밀을 숨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녀의 오빠들에게 닫친 건 다 하늘의 뜻이었다 말하고 절대 그 일과 그녀의 출생하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설명하고 또 설명했어요.
하지만 처녀는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자신이 오빠들을 구해야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르렀어요. 
그녀는 몰래 출발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과 평안이 찾아온 걸 느꼈어요.
오빠들의 흔적을 찾아내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그녀는 드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갔던 거예요.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서요.
다만 그녀는 작은 반지 하나를 챙겨 갔는데, 그건 부모님의 ‘정표’(간절한 마음을 나타내는 기념품)였어요. 그리고 배고픔을 해결해줄 빵 덩어리 하나랑 목마름을 해결해줄 작은 물주전자 하나 그리고 지칠 때 앉을 작은 의자 하나만 챙겨 떠났답니다.
그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어요. 멀리, 멀리, 세상 끝 저 멀리까지요.
그러다 해에게 도착했지요. 하지만 해는 너무 뜨거워 끔찍했어요. 그리고 귀여운 아이들을 잡아먹어요. 그래서 그녀가 허겁지겁 해에게서 도망쳐 달에게로 갔어요. 그런데 달은 너무 너무 차갑고 두렵고 심술이 심했어요, 게다가 달이 그 아이를 보자 말하길,
“음, 음, 인간의 신선한 살 냄새가 나는 걸.”
라고 하지 뭐에요.
이번에도 그녀는 재빨리 달아나 별님들에게로 갔어요.
별님들은 그녀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었어요.
그들 중 한 별님이 자신의 예쁜 의자를 그녀에게 내주었어요.
때마침 잠자리에서 일어난 새벽별님이 그녀에게 닭다리를 주며 말했어요.
“유리 산에 도착하면 이 닭다리로 열려 무나, 네 오빠들은 그 유리 산에 있단다.”
처녀가 그 닭다리를 받아 보자기 속에 잘 챙겼어요.
그런 다음 소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또 나아가 결국 그 유리 산에 도착하고 말았어요.
정말 문이 닫혀 있었어요.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닭다리를 들고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냈죠.
하지만 그녀가 보자기를 펼쳤을 땐 아뿔싸 텅 비어있었어요, 새벽별님의 선물을 잃어버린 거예요.
이제 그녀는 어찌해야할까요?
오빠들을 구하고 싶은데, 그 유리 산에 들어갈 열쇠가 없는 걸요.
마음이 고운 여동생은 나이프(칼)을 꺼냈어요. 그걸로 자신의 조그마한 손가락들 중 하나를 잘랐어요. 그걸 문에 끼우니 성공적으로 문이 열렸어요.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난쟁이 한 명이 다가와 그녀를 맞이했어요. 
그가 말했어요.
“우리 애기, 누굴 찾고 있니?”
“일곱 마리 까마귀가 된, 제 오빠들을 찾고 있어요.”라고 그녀가 대답했어요.
그 난쟁이가 말했어요.
“까마귀 주인님들께서는 지금 출타중이시다, 하지만 너는 여기 머물며 그 분들이 올 때까지 있어도 돼, 안으로 들어오렴.”
그 후 즉시 작은 난쟁이가, 일곱 개의 예쁘장한 접시들과, 일곱 개의 작은 유리잔들 안에 까마귀들이 먹을 식사를 담아왔어요. 
착한 여동생은 각 접시들에서 한 입씩만 먹었어요. 그리곤 각 유리잔들에서 한 모금씩만 마셨어요.
다만 마지막 작은 유리잔엔 그녀가 품고 온 부모님의 징표인 반지를 떨어뜨려놓았지요.
그때 갑자기 공중에서 푸드덕 푸드덕 거리는 날갯짓들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때 작은 난쟁이가 말했어요.
“까마귀 주인님들께서 집으로 날아오고 계셔.”
그런 다음 그들이 도착했어요. 맛있는 식사를 먹고 마실 기대들을 하면서 자신들의 작은 접시와 유리잔들을 들여다보았지요.
그때 서로 서로 한 마디씩 했어요.
“어, 누가 내 접시에서 좀 먹은 거 같은데? 내 작은 유리잔에서도 조금 마신 거 같아? 이건 인간의 입인데.”
그때 일곱 번째 까마귀가 유리잔에 든 걸 다 마시다 그만 그 반지가 입에 땡그랑 하고 겉돌고 말았어요.
그 반지를 본 그는 그게 자기 아빠와 엄마의 징표인 반지란 것을 깨닫곤 말했어요.
“하느님이시여, 우리 여동생이 여기 있다면 저희를 자유롭게 해주옵소서!”
그때 문 뒤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며 서 있던 그 아가씨가 그 바람을 듣고서 앞으로 나오자, 모든 까마귀들이 다시 원래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리하여 그들은 서로 얼싸안고 키스를 서로에게 해주며 즐겁게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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