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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50 [그림형제 동화] 홀레 할머니 (=풍요의 여신)

by RedBaDa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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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레 할머니 (=풍요의 여신)


옛날에 두 딸을 둔 과부 한 명이 살고 있었어요…
한 딸은 무척 예쁘고 성실했어요. 반면 다른 딸은 게으르고 못생겼어요.
하지만 과부는 둘 중 게으르고 못생긴 딸을 더 좋아했답니다. 왜긴요, 그 애가 자신의 친딸이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다른 딸인, 의붓딸은 모든 집안일을 다 하게 했어요. 아시잖아요, 신데렐라처럼요.
이 불쌍한 소녀는 매일 큰길에 있는 우물가 옆에 앉아 모든 손가락들에서 피가 날 때까지 실을 만들고 또 만들어야했어요.
그러다 하루는 직조기(실 만드는 기계) ‘셔틀’(=북=배처럼 생긴 거)에 피가 튀었어요. 그래서 그녀는 그걸 우물에 담그고 핏자국을 씻어내려다 그만 손에서 셔틀을 놓치는 바람에 셔틀이 우물 바닥에 떨어졌어요.
그녀가 울며 새엄마에게 달려가 그 불운을 얘기했어요.
하지만 새엄마는 그녀를 무섭게 나무라며 매정하게 이렇게 말했어요.
“니가 떨어뜨려놓고 어디서 하소연이야, 당장 다시 찾아오지 못해.”
그래서 소녀는 우물로 다시 갔어요.
하지만 어찌해야할지 몰랐어요.
슬픔을 참지 못한 그녀가 셔틀(직조기의 북)을 다시 찾으러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그러다 정신을 잃고 말았지요.
그녀가 깨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고 수천가지 꽃들이 자라고 있는 사랑스런 풀밭에 누워 있었어요.
이 풀밭 길을 따라 가니 마침내 빵집의 오븐이 나오고, 그 오븐 안엔 빵들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그 빵들이 소리쳤어요.
“오, 저희들 좀 꺼내주세용! 제발요! 다 탈 거 같단 말예요! 너무 오래 구워졌어용!” 
그래서 그녀가 가 빵들을 ‘빵 샵’을 이용해 하나씩 다 꺼내주었어요.
그런 다음 그녀가 계속 더 가니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가 한 그루 나왔어요.
그 나무의 사과들이 그녀를 보자 외쳤어요.
“오, 우리좀 흔들어주세용! 흔들어요! 우리 사과들이 다 익었거든용!”
그래서 그녀가 그 나무를 흔들어주었어요. 사과들은 비가 오듯 떨어졌어요. 소녀는 마지막 사과 하나까지 다 흔들어 떨어뜨린 다음, 그 사과들을 차곡차곡 모아 한 쪽에 쌓아놓은 다음,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어요.
마침내 예쁜 집이 한 채 나왔어요.
노파가 밖을 엿보고 있는 집이었어요.
그런데 그 노파가 어찌나 큰 이빨들을 가졌던지, 소녀는 덜컥 겁이 나 막 달아나려던 참이었어요. 
그때 그 노파가 소녀에게 소리쳤어요.
”뭐가 무섭니, 얘야? 나랑 살자구나. 네가 집안 일만 잘 맡아 해준다면, 네가 살만할 게다. 내 잠자리를 정돈해주고 깃털이 날릴 때까지 이불만 잘 털어주면 된다… 그래야 지상에서 눈이 내리걸랑. 난 ‘홀레 할머니’(풍요의 여신. 게르만 신화)란다.“
그 노파는 무척이나 상냥하게 말했어요. 그래서 소녀도 용기를 내고 그녀의 집안일을 해주는데 동의를 했답니다.
소녀는 모든 일을 참 똑 부러지게 잘 해냈어요. 그래서 안주인도 만족했지요.
소녀는 침대 이불도 퍽퍽 잘 털었어요. 그래서 깃털들이 사방에 눈송이 마냥 날리었지요.
소녀는 홀레 할머니와의 삶이 더없이 행복했어요. 할머니는 화도 절대 안 내시고요, 매일 소녀에게 삶은 고기나 구운 고기들을 먹으라고 주셨어요. 
소녀는 한동안 홀레 할머니와 살았어요.
그런데 차츰 슬퍼지는 거에요.
기뿐데 왜 슬플까요? 
마침내 소녀는 그게 일종의 향수병(집이 그리움)이란 걸 알아챘어요.
비록 여기가 집보다 수천 배는 더 좋았지만, 자꾸 집이 그리워지는 걸 그녀도 어찌할 수 없었어요.
결국 소녀가 할머니에게 말했어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여기 내려와 잘 지냈지만. 더는 있을 수 없을 거 같아서요. 저의 사람들에게로 다시 가봐야 할 거 같아요.”
홀레 할머니가 말했어요.
“네가 집을 다시 그리워한다니 그 참 기뿐 소식이구나. 그동안 충실히 일해주었으니 내 너를 다시 데려다 놓으마.”
그 후 즉시 할머니가 소녀의 손을 잡아 커다란 문 앞으로 이끌었어요.
그 문은 열려있었고, 처녀는 그 문 바로 아래쪽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묵직한 황금 비가 내리더니 덕지덕지 그녀에게 달라붙는 거예요.
그래서 소녀는 황금으로 완전히 덮이게 되었어요.
“네 근면함에 대한 보상이다.”라며 홀레 할머니가 말했어요.
그와 동시에 할머니가 소녀에게 우물 바닥에 떨어졌던 셔틀(직조기의 북)을 돌려주었어요.
그 후 즉시 문이 닫혔는데, 눈을 떠보곤 자신이 새엄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알았어요.
소녀가 안마당으로 뛰어들 때, 우물가 옆에 서 있던 수탉이 노래를 불렀어요…
“꼬끼오 꼬꼬(수탉 울음소리)! 황금 소녀가 돌아왔다네!”
소녀가 새엄마에게 갔어요.
소녀는 황금으로 온통 뒤덮인 가운데 도착한 거라 새엄마와 ‘의붓자매’(새엄마가 데리고 온 딸)에게 대환영을 받았어요.
소녀는 그동안의 일을 그녀들에게 죄다 말해주었어요.
새엄마는 그녀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듣게 되자마자 자신의 못생기고 게으른 친딸에게도 똑같은 행운을 가지게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났어요.
다음날 당장 새엄마는 자신의 친딸보고 우물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실을 만들게 했어요.
친딸은 자신의 셔플(직조기의 북)을 피로 얼룩을 묻히기 위해 자기 손으로 ‘가시나무 덤불’을 때려 손가락을 가시에 찔리게 했어요.
그런 다음 그녀는 셔틀을 우물에 내던졌어요. 그 뒤를 이어 곧바로 그녀가 몸을 던졌어요.  
의붓자매의 경우처럼, 그녀도 아름다운 풀밭에 왔어요. 그런 다음 같은 길을 따라 쭉 걸었지요.
그녀가 오븐에 도착해보니 빵들이 아우성치고 있었어요.
“오, 우리 좀 꺼내주세용! 제발용! 그렇지 않음 저희 정말 다 타요! 저흰 너무 오래 구워졌어용!”
하지만 게으른 대답이 돌아왔어요.
“내가 왜 내 손을 더럽혀야하는데?”
그런 다음 그녀가 계속 걸었어요.
곧 그녀는 그 사과나무에 도착했어요.
사과들이 아우성쳤어요.
“오, 흔들어주세용! 저희를 흔들어주세용! 저희 사과들은 다 익었어용!”
하지만 그녀가 대답했어요.
“나보고! 그러다 내 손에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런 다음 그녀가 계속 걸어갔어요.
홀레 할머니(게르만 신화 속의 풍요의 여신. 게르만=독일) 댁에 도착한 그녀는 전혀 무섭지가 않았어요. 왜냐면 그녀가 큰 이빨들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미 들었기 때문이죠. 
소녀는 직접 나서서 할머니를 위해 일하겠다 말했어요.
첫째 날 소녀가 무척 애를 쓰며 열심히 일했어요. 홀레 할머니가 어떤 걸 시키면 잘 따랐고요. 소녀의 머릿속은 온통 할머니가 보상으로 줄 황금 생각뿐이었거든요.
하지만 둘째 날이 되자 소녀는 게을러지기 시작했어요.
셋째 날이 되자 이건 뭐 막 가자는 식으로 게을러졌어요.  
그 다음부턴 소녀는 아침에 일어나지 않았어요.
소녀는 홀레 할머니 침대 정돈도 안 했고요, 이불을 털어 깃털이 날리게도 하지 않았어요.
홀레 할머니도 곧 지쳤어요. 그래서 소녀에게 그만 떠나줄 것을 통보했지요.
게으른 소녀는 기꺼이 그러겠노라 말했어요. 이제 황금비가 우수수 내릴 걸 기대하면서요.
홀레 할머니는 소녀를 데리고 큰 문으로 갔어요.
하지만 소녀가 그 문 아래쪽에 서 있는 동안, 황금 대신 ‘역청’(액체 석유)이 큰 솥 채 소녀에게로 쏟아 부어졌어요.
“그게 네 수고에 대한 보상이다.”라며 홀레 할머니가 말하며 그 문을 쾅 닫아버렸어요.
그리하여 게으른 소녀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하지만 ‘역청’(액체 석유)을 잔득 뒤집어쓰고 왔지요.
우물가에 있던 수탉이 소녀를 보자마자 노래불렀어요…
“꼬끼오 꼬꼬(수탉 울음소리)! 소녀가 역청을 뒤집어쓰고 돌아왔네!”
하지만 그 역청은 소녀의 몸에 아주 단단히 달라붙었어요. 그리고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절대 떨어지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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