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아주 깊은 산 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호랑이는 한 번 사냥을 하면 배가 엄청 부를 정도로 먹고 그 이후 몇 날 며칠을 잠만 자기를 반복하며 살았습니다.
어느 날, 잠에서 깬 호랑이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습니다. 해는 중천에 떠 있는데 주변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조용했기 때문이죠. 호랑이는 의아했지만 어슬렁어슬렁 숲 속을 돌아다니며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그 때, 어디선가 솔솔 고기냄새가 났습니다.
무슨 냄새인고 하고 호랑이가 둘러보니, 조그맣고 동그란 동물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다 싶었던 호랑이는 조그맣고 동그란 동물을 냅다 잡아 입 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입 안이 불에 덴 듯 화끈거리고 욱신거렸습니다. 호랑이가 잡아먹으려고 했던 동물은 다름 아닌 뾰족뾰족 가시가 난 고슴도치였던 것입니다.
놀란 호랑이가 입을 벌린 틈을 타서 고슴도치는 도망을 가 버렸고, 호랑이는 입 안을 온통 메운 가시에 한참을 끙끙 앓았답니다. 호랑이는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직도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으며 밤나무 아래로 향했습니다.
그 때, 무언가가 위에서 툭! 하고 호랑이의 콧잔등 위로 떨어졌습니다. 깜짝 놀란 호랑이가 떨어진 물건을 쳐다 보니, 위에서부터 떨어진 것은 조금 전 만났던 고슴도치와 똑같이 생긴 밤송이였습니다.
호랑이는 너무 놀라며 그 자리에서 넙죽 절을 했습니다. “아이고, 형님. 아까는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먹지 않을 테니 용서해 주십시오.” 호랑이는 밤송이를 향해 손이 발이 되도록 두 손을 싹싹 빌고 또 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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