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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말랑말랑 야구규칙

[말랑말랑 야구규칙 1탄] - 낫아웃 규정

by RedBaDa 201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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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낫아웃 규정

아니 주심, 스윙도 안했는데 어떻게 낫아웃이 되요?"
간혹 들을 수 있는 항의입니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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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 다음의 경우 타자는 주자가 된다
(b) 주자가 1루에 없을 때 또는 주자가 1루에 있어도 2아웃일때 
포수가 제 3스트라이크로 선언된 투구를 잡지 못하였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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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낫아웃을 스윙아웃 낫아웃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렇지만 낫아웃이란 제 3스트라이크를 포구하지 못해 타자가 타자주자가
되는 것이지 스윙을 하고 안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Q) 낫아웃이 된 타자가 그냥 덕아웃 쪽으로 들어가다가 대기타자가
낫아웃이니까 뛰라고 고함을 지르자 뒤늦게 뛰기 시작합니다.
이거 쓰리피트 아웃 아닌가요?

A) 뒤따르는 [원주]에 따르면 낫아웃이 성립된 타자주자가 
덕아웃이나 수비위치로 가려다 뒤늦게 상황을 깨닫고 1루로 가려고
할때 수비팀은 그 타자주자의 신체 혹은 1루 베이스를 태그해야 아웃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선수가 덕아웃 혹은 그 근처까지 가서 
주심의 판단에 진루를 포기했다고 봤을 때, 아웃을 선언하게 되므로
수비하는 쪽에서는 미리 태그를 하거나 1루로 송구해서 확실히 아웃시키는
습관을 가져야 되겠죠?

Q) 원바운드 된 공이지만 안놓쳤는데 어떻게 낫아웃이 됩니까?

A) 타자가 스윙을 한 공이 원바운드로 포수의 미트에 들어간 모양이군요.
이런 경우 '정규의 포구'가 아니므로 낫아웃이 성립됩니다.

6.05 (b) 제 3스트라이크가 포수에게 정규로 포구되었을 경우 (타자는 아웃된다)
[원주] '정규의 포구'라 함은 아직 땅에 닿지 않은 공이 포수의 미트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을 뜻한다.

규칙에 따르면 원바운드한 공은 바로 잡더라도 이미 땅에 닿은 공이므로
낫아웃이 성립한다는 거죠. 

한가지 덧붙여서 언제 낫아웃이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는지 
혼동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드리자면 ~
만약 무사나 1사에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낫아웃이 성립된다면 어떨까요?
포수가 일부러 흘리면 2루와 1루에 병살을 유도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병살이 성립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낫아웃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만약 투아웃이라면? 
절대로 병살은 안나올테니까 항상 낫아웃이 성립하겠죠.
투아웃 만루에서 제 3스트라이크를 포수가 놓쳤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힘들여서 1루에 송구하지 않고 포수가 그냥 홈플레이트를
찍으면 됩니다. 아웃이 되지 않은 타자가 주자가 되므로 
모든 주자가 포스아웃이 성립되니까 말이죠.

룰이 복잡한 것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인필드 플라이나 고의낙구 역시 그 의의를 안다면 굳이 조항을 일일이
외우시지 않아도 어느 정도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 낫아웃의 기원

왜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놓치면 아웃이 아닐까?

야구팬들은 곧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 하고는 한다. 분명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었다면 타자는 아웃이 되는 게 마땅할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낫아웃이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삼진이 나중에 만들어진 제도다.

1845년에 제정된 니커보커스 규칙에 따르면, 야구 초기에 타자들은 볼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세 번밖에 없었다. 스트라이크가 세 개 들어오기 전에 타자들은 반드시 공을 때려야 했다. 만약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치지 않으면 자동으로 타자가 "페어볼"을 때린 것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 타자는 무조건 1루를 향해 내달려야만 했다. 그런데 당시엔 포수가 지금보다 훨씬 뒤에서 공을 받았다. 그랬기 때문에 모든 공이 포수가 잡기 전에 바운드 됐다. 세 번째 스트라이크는 모두가 '낫아웃'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수들은 점점 영리해졌고, 포수 보호 장비 역시 발전을 거듭했다. 포구 위치 역시 점점 타자와 가까워진 것은 물론이다. 그러자 투수가 던진 공이 바운드 없이 곧바로 포수 미트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타자들은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들어왔으니 무조건 1루로 뛰어가야 했다. 하지만 포수의 송구보다 빨리 1루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래서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곧바로 포수에게 잡히면 타자는 자동으로 아웃된다는 규칙이 생기게 된 것이다. 삼진의 시작이다.

그리고 한번 이런 생각을 해보자. 수비수가 아웃 카운트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야수가 공을 잡아야만 한다. 플라이 타구를 잡는 것도 마찬가지고 주자를 태그할 때도 해당 야수에게 공이 쥐어져 있어야 한다.

삼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진은 공식 기록상 포수의 자살(Put Out)이다. 그리고 야수가 올바른 포구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자살이 기록되어서는 안 된다. 1루수가 유격수의 송구를 떨어뜨린다면 아웃이 기록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포수가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떨어뜨린 것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실 왜 타자는 자동으로 아웃되지 않는지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다.  세 번째 스트라이크는 아웃으로 연결되는 투구다. 유격수의 송구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포수가 공을 놓쳤다. 따라서 왜 타자가 아웃이 되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투수는 스트라이크 세 개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세 개는 삼진이다. 그래서 타자의 아웃 여부와 관계없이 투수에게는 삼진이 주어진다. 그러나 아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삼진이 100% 아웃이 아닌 건 그런 까닭이다.

한편 스트라이크 낫아웃 규칙은 1사 이전에 1루 주자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어느 베이스라도 '포스 아웃'이 걸린 상황이라면 '낫 아웃'은 없는 셈이다. 인필드 플라이 규칙과 마찬가지로 수비측이 부당한 방법으로 병살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사 만루 상황을 생각해 보자. 삼진이면 1사 만루 찬스가 계속된다. 하지만 포수가 일부러 공을 떨어뜨린다. 공을 주워 홈 베이스를 밟고 2루 송구, 2루 지키고 있던 내야수가 다시 1루에 공을 던지면 손쉽게 삼중살을 기록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경우에 타자는 자동 아웃이다.

그러나 2사 1루에서는 병살 혹은 삼중살이 나올 수 없다. 따라서 2아웃 이후에는 그대로 낫 아웃 규칙이 적용된다. 포수가 타자 주자를 태그하거나 1루에 공을 던지지 않고서는 이닝을 끝낼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곧잘 나중에 만들어진 어떤 제도 때문에 앞서 만들어진 제도가 엉터리라거나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낫아웃 규칙이 없었다면 삼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삼진의 예외로 낫아웃이 있는 게 아니라, 낫아웃의 예외로 삼진이 만들어졌다.

역시나 야구 규칙은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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