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동화, 이야기

#28 [그림형제 동화] 고양이와 쥐의 파트너쉽

by RedBaDa 2023. 4. 20.
반응형

쥐를 친구로 된 어떤 고양이가 살고 있었다. 
고양이는 자신이 쥐에 대해 사랑과 우정을 느낀다고 말하였다. 
결국 쥐도 그들이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하였다. 
“하지만 우린 겨울 식량을 준비해야해, 그렇지 않음 굶주릴 테니까.”라고 고양이가 말을 했다. “그리고 너 쥐는 특히 더 조심해야해. 사방에 위험투성이라, 어느 날 쥐덫에 걸릴지도 모를 일이니까.” 
쥐는 고양이의 좋은 충고를 따라 돼지비계가 가득 든 항아리를 준비했다. 
하지만 과연 이걸 어디다 보관할지 그들은 몰랐다. 
결국 오랜 숙고 끝에 고양이가 말했어요.
“교회만한 곳이 없지. 거긴 두면 아무도 훔쳐갈 생각을 못할 거 아냐. 성찬대(=제단) 밑에 두자 그리고 정말 필요한 때가 올 때까진 손대지 말자.”
그래서 항아리는 안전하게 교회 성찬대 밑에 보관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고양이는 그게 너무 입에 대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쥐에게 말했어요.
“생쥐야, 네게 할 중요한 말이 있어. 내 사촌의 아기가 이번에 세례를 받는데 나보고 대모(여성 후견인)를 맡아 달라네. 왜 있지, 갈색 점들이 숭숭 박혀 있는 흰 고양이 말이야. 세례용 물을 담은 큰 그릇 위로 내가 아기를 붙잡아주기로 했거든. 그럼 나는 가 볼테니, 넌 집 잘 지키고 있으렴.”
“그래, 그래,”라며 쥐가 대답했어요. “좋고 말고, 가서 맛난 거 먹거든 내 생각이나 해줘, 캬~ 나도 세례식에서 사용하는 달콤한 레드와인 한 모금 마셔봤음 소원이 없겠다.” 
하지만 그건 모두 거짓말이었어요.
고양이에겐 사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또한 대모(여성 후견인)가 되어달라는 요청도 업었고 말이에요.
고양이는 곧장 교회로 가 돼지비계가 든 항아리를 거머쥐곤 핥아먹기 시작해 순식간에 항아리 윗부분에 있던 돼지비계들을 죄다 핥아먹어 버렸어요.
그런 다음 마을의 지붕들 위를 유유히 거닐며 햇살에 팔다리를 쭉 펴고 누워있다 돼지비계 생각이 날 때마다 입술을 핥았어요. 
그러다 저녁 무렵에 집으로 돌아갔지요. 
“어이, 왔구나,”라며 쥐가 말했어요. “오늘 즐거웠겠지.”
“다 잘 됐어.”라고 고양이가 말했어요.
“그래 아기 이름을 뭘로 지은 거야?”
“핥다 말았다!”라며 고양이가 아주 쿨하게 말했어요. 
“핥다 말았다라고!”라며 쥐가 큰소리로 말했어요. “그 참 요상한 이름이네, 너희 고양이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니?”
“그 이름이 의미하는 바는,”라며 고양이가 말했어요. “대자녀(세례식 받는 아이)의 이름으로 어떤 이름도 바늘도둑보단 낫다는 거야.”
오래지 않아 고양이가 또 돼지비계가 든 항아리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고양이가 쥐에게 말했어요.
“부탁이 있는데 말이야, 네가 한 번 더 집을 지켜줘야겠어. 대모(여성 후견인)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또 받았거든. 이번엔 아기 목에 흰 반지를 끼우는 역할이야. 거절할 수 없어서 말이야.”
착한 쥐는 동의했어요.
하지만 고양이는 마을의 담들 뒤로 기어 올라가 교회로 들어가 게걸스럽게 돼지비계가 든 항아리의 반을 먹어치어 버렸어요.
“야 친구 몰래 먹는 이 맛이 꿀맛인걸,”라며 오늘 자신이 한 일에 대단히 만족해하며 고양이가 말했어요.
고양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쥐가 물었어요.
“그래 아기 세례명은 뭘로 지었데?”
“‘반 다 먹다’야.”라며 고양이가 대답했어요.
“‘반 다 먹다’라고! 뭔 소리야? 세상에 그런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어주는 부모도 있어. 교회 달력에도 안 나오는 이름이란 데에 내기를 해도 좋아!”
고양이의 입이 다시 돼지비계를 좀 더 핥고 싶어 군침으로 잘잘 흐르기 시작했어요.
“좋은 일은 세 번 연속 온다고 하지 않니.”라며 고양이가 말했어요. “대모(세례식 때 아기의 여성후견인)로 서 달라는 요청을 또 받았거든. 아기는 완전 새까만데, 하얀 발을 가진 애야. 우리 친지들 중에서도 몸에 흰 털 하나 없는 애가 태어난 건 몇 년 만에 처음이야. 그러니 내가 갈 수 있게 해줘, 가도 돼지?”
“‘핥다 말다!’ ‘반 다 먹다!’”라며 쥐가 대답했어요. “어째 이름들이 이상한데, 자꾸 이상한 생각이 나로 하여금 들게 만들어.”
“짙은 회색 털외투를 입고 긴 꼬리를 하고서,”라며 고양이가 말했어요. “네가 집에만 앉아 있다 보니 그런 요상한 생각들이 드는 걸 거야. 그게 다 낮에 네가 외출을 안 해서야.”
고양이가 외출한 동안, 쥐는 방을 깨끗이 치우고 정리정돈을 했어요.
하지만 탐욕스러운 고양이는, 쥐가 집 청소를 하는 사이에, 돼지비계가 든 항아리를 죄다 먹어치워 버렸답니다.
“싹 다 먹었다,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이네.”라며 고양이는 혼잣말을 했어요.
돼지비계로 배를 가득 채운 상태로 밤이 되어서야 고양이는 돌아왔어요.
얼굴을 다시 보자 말자 쥐가 “이번엔 아기 이름이 뭐였는데?”라고 물었어요.
“지난 번 이름들과 같아,”라며 고양이가 말했어요. “이번엔 ‘싹 다 비워’야.”
“‘싹 다 비워’라고,”라며 쥐가 소리쳤어요. “이름들이 죄다 너무 의심스러운데! 난 그런 이름을 성경에서도 본 적이 없어. ‘싹 다 비워’라. 무슨 의미일까?”
쥐는 고개를 흔들며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더니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어요.
이후 아무도 고양이보고 ‘대모’(세례식 때 여성후견인)가 되어 달라 초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겨울이 되어 야외에서 더 이상 먹을 걸 찾을 수 없게 되자, 쥐는 돼지비계 항아리를 생각해내곤 말했어요.
“가자 고양이야, 이런 때를 대비해서 돼지비계가 든 항아리를 보관해두었잖니…. 이제부턴 불행 끝 행복 시작이야.”
“그래.”라며 고양이가 대답했어요. “입맛을 다실 때가 좋은 거지.”
그들은 출발했어요.
하지만 교회에 도착해서 보니 항아리를 분명 그 자리에 놓여 있는데 돼지비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아하!”라며 쥐가 탄식하며 말했어요. “이제야 그동안 뭔 일이 있었던 건지 알겠다, 그동안 네가 한 소리들도 죄다 뭔 소린지 이해했고! 네가 진정한 친구라고! 넌 있지도 않은 ‘대모’(세례식 때 여성 후견인) 행세를 하며 돼지비계를 죄다 먹어치우고 있었던 거야. 첫 번째는 ‘핥다 말았고!’, 그 다음엔 ‘반 다 먹고’, 그런 다음엔…,”
“입 다물어,”라며 고양이가 소리쳤어요. “만약 이 이후로 한 마디만 더 하면 너도 먹어버릴 거니까.”
그건 “싹 다 먹었지.”라는 말이 이미 불쌍한 쥐의 입에서 내뱉어진 이후였어요.
쥐가 그 말을 내뱉자마자 고양이는 얼른 쥐에게 달려들어 쥐를 붙잡고는 한 입에 삼켜버렸어요.
진실로, 이게 바로 세상의 이치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