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좋은 혹부리 할아버지가 살았습니다. 혹부리 할아버지는 마을 아이들과 아주 사이가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혹부리 할아버지의 혹을 보고 ‘노래가 나오는 노래주머니’ 같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혹부리 할아버지가 깜깜한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나무를 진 지게가 무거웠던 혹부리 할아버지는 산 등성이에 자리한 허름한 빈집을 발견하고 빈집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혹부리 할아버지는 어둡고 으스스한 빈집에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노래를 부르는데, 찬 바람과 함께 문 밖으로 도깨비들이 나타났습니다.
“할아범, 노래가 참 듣기 좋군.”
도깨비들은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를 듣고 감탄하여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혹부리 할아버지는 더욱 흥겹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들은 방안으로 들어와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에 맞추어 날이 밝을 때까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놀았답니다.
하지만 그 때,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새벽이 밝아왔습니다.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쉬웠던 도깨비들은 혹부리 할아버지에게 다가갔습니다.
“할아범은 노래를 참 잘 부르는군. 대체 그 노래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도깨비들의 질문에 혹부리 할아버지는 좋은 꾀가 떠올랐습니다. 혹부리 할아버지는 도깨비들에게 “이 노래는 이 혹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 혹이 노래 주머니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래를 아주 좋아하는 도깨비들은 혹부리 할아버지의 혹을 순식간에 떼어갔고, 혹 대신 많은 보물을 혹부리 할아버지에게 남겨주었습니다.
혹 대신 엄청난 금은보화와 함께 마을로 돌아온 혹부리 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심술쟁이 혹부리 할아버지가 찾아왔습니다. 착한 혹부리 할아버지에게 사연을 들은 심술쟁이 할아버지는, 도깨비들이 나타났던 빈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밤이 깊자 심술쟁이 할아버지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들은 혹이 노래주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에 화가 났고, 또 다시 자신들을 속이러 온 심술쟁이 할아버지에게 노여워하며 착한 혹부리 할아버지가 남기고 갔던 혹까지 붙여주고 떠났습니다.
심술쟁이 할아버지는 혹 떼러 갔다가 남의 혹까지 달랑달랑 매달고 돌아와서 매우 슬퍼했지만, 아무도 심술쟁이 할아버지를 안타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심술쟁이 할아버지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전래동화 <혹부리 할아버지>에 등장하는 혹부리 할아버지는 ‘착한 혹부리 할아버지’와 ‘심술쟁이 혹부리 할아버지’ 두 사람입니다. 착한 혹부리 할아버지는 착한 마음과 함께 도깨비들이 나타나도 재치 있게 대답하여 혹도 떼고, 금은보화도 얻을 수 있었지만, 심술쟁이 혹부리 할아버지는 욕심과 잔꾀만 부리다가 혹을 하나 더 얻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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