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한 임금님이 살았습니다. 이 임금님한테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임금님의 귀가 날마다 자라라는 것이 고민이었는데요. 그렇게 매일 자라고 자란 귀는 어느새 당나귀의 귀처럼 길게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라난 귀를 가리기 위해 임금님은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귀를 감출 수 있는 커다란 모자를 만들 거라, 아무에게도 내 귀가 당나귀 귀라고 말해선 절대 안 된다. 함부로 말했다가는 큰 벌을 내릴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은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만 알게 되었습니다.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는 가죽을 이용해 모자를 만들고, 그 모자로 임금님의 귀를 가렸습니다. 그런데 날마다 귀가 쑥쑥 자라나니 점점 더 큰 모자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임금님의 모자가 점점 커지니까 백성들은 이런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임금님은 훌륭해서 모자도 큰 걸 쓰나 보다."
사실을 알고 있는 할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임금님의 귀만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나오게 되어, 모자를 만들다가도 웃고, 밥을 먹다가도 웃고, 길을 가다가도 웃게 되었고, 결국 사람들은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가 미친 게 아닐까 수군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임금님 귀에 대해 말했다가는 큰 벌을 받게 될 테니까요.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자니 오죽 갑갑할까요? 혼자서 끙끙 앓다가 우연히 대나무가 울창한 대나무 숲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말을 해도 되겠구나 싶은 할아버지는 얼른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라고 실컷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라고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이 소리를 들은 백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임금님의 귀에 까지도 들리게 되었습니다.
임금님은 몹시 화가 나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려라!"
명령을 내렸고, 대나무를 모두 베고 나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한 농부가 그 자리에 산초나무를 심고, 산초나무 자라서 우거지자 그 산초나무 밭에서 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바람 소리에 섞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온 백성이 다 알게 되었을 것이라 짐작한 임금님은 이번에 산초나무를 베어버리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숨기던 커다란 당나귀 귀도 이제는 조금씩 내놓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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