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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32 [그림형제 동화] 충신 요하네스

by RedBaDa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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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병에 걸리신 늙은 왕이 혼자 생각했어요.
‘병이 중해 죽을 때까지 누워만 있을 거 같군.’
그런 다음 왕이 말했어요.
“충신 요하네스를 들라 해라.”
충신 요하네스는 왕이 가장 총애하는 신하였어요.
평생에 걸쳐 한결 된 자세로 왕을 보필해왔었죠.
총신 요하네스가 침대 옆으로 다가오자, 왕이 말했어요.
“충실한 요하네스여, 짐은 아무래도 멀지 않은 거 같다. 다만 내 아들이 걱정이구나. 예민한 나이라 혼자 추스르지도 못할 걸 생각하니. 그러니 자네가 그의 양부(아버지)가 되어주고 알아야 할 것들을 모두 가르쳐주겠다, 내게 다짐해준다면 난 평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 
충신 요하네스가 대답했어요.
“제 목숨을 다해 왕지님을 저버리지 않고 충심으로 보필하겠습니다.”
이 대답에 늙은 왕이 말했어요.
“난 이제 두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도다.”
그때 늙은 왕께서 덧붙이셨습니다.
“내가 죽은 다음 왕자에게 이 성을 모두 보여주게나. 모든 방이며, 홀이며, 금고와 그 안에 보관되어 있는 모든 보물들까지 다 보여주데, 긴 복도에 끝에 있는 마지막 방만은 보여주지 말게나. 거기엔 ‘황금 나라’의 공주 그림이 있으니 보여주지 말게나. 만약 왕자가 그 그림을 보게 되면 첫눈에 너무도 반해 졸도(=기절)한 나머지 쓰려져 스스로를 크나큰 위험 속에 빠뜨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야. 그러니 자네가 뭔 일이 있더라도 왕자가 그 방을 못 보게 하게나.”
충신 요하네스가 다시 한 번 늙은 왕께 이와 관련된 다짐을 하자, 왕은 더는 여한이 없는 듯 베게에 고개를 누이곤 그대로 돌아가셨습니다.
늙은 왕을 무덤으로 옮겨드린 다음, 늙은 왕과 침대 맡에서 드렸던 다짐을 충신 요하네스는 젊은 왕에게도 해드린 후 말했습니다.
“전의 왕께 충심을 다했듯 왕께도 제 목숨을 다해서라도 충성할 것을 다짐 드립니다.”
애도 기간이 끝나자, 충신 요하네스가 젊은 왕께 말했어요.
“전하의 유산을 보실 시간입니다. 제가 전하께 아버님의 궁전을 보여드리겠사옵니다.”
그래서 요하네스(주인공)는 왕(젊은 왕)을 데리고 궁전을 위아래 할 것 없이 구석구석 모든 곳을 보여드리고 금은보화들이며 화려한 방들이며 다 보여드렸어요. 
다만 위험한 그림이 걸려 있는 방만은 열지 않았어요.
그 그림은 문을 열며 바로 보이는 곳에 걸려 있었는데, 어찌나 기가 막힐 정도로 잘 그렸던지 그림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하여 세상에 이렇게 매력적이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충신 요하네스가 매번 이 방문 앞을 그냥 지나치는 게 눈에 뻔하자 젊은 왕이 말했어요.
“그대는 왜 이 방을 열지 않지?”    
“거기엔 전하를,”라며 요하네스(주인공)가 말했어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왕은 말했어요.
“궁전은 다 봤다. 이 방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보겠다.”
그러더니 왕은 문으로 가 힘으로 문을 부수려고 했어요. 
그러자 충신 요하네스가 왕을 뒤에서 붙들며 말했어요.
“선왕(앞의 왕)께 이 방안에 있는 걸 전하께 보여주지 않겠다 제 목숨을 걸고 약속했습니다. 이러심 전하나 제게 큰 불행을 초래하게 됩니다.”
“아, 아니,”라며 젊은 왕이 대답했어요. “내가 이 방에 못 들어가도 파멸할 게 뻔하다. 내 두 눈으로 안을 보기 전까진 밤이고 낮이고 애 타할 거니. 자네가 이 방문을 열기 전까지 난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꿈쩍하지 않겠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충신 요하네스가 많은 한숨을 쉬며 무거운 마음으로 열쇠 뭉치에서 그 방문 열쇠를 찾았다.
요하네스는 문을 열고서 제일 먼저 들어갔다.
요하네스가 속으로 그 그림을 왕이 못 보게 감추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뭔 소용이겠는가?
왕이 까치발(발끝으로 선 자세)로 해서 요하네스의 어깨 너머로 그걸 보고 말았는데.
아가씨(공주)의 초상화를 본 왕은, 그 그림이 너무도 굉장하고 빛났던 나머지, 졸도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왕을 들어 침대로 옮겨드리며 슬픈 생각을 했다. 
“불행이 우리를 덮쳤구나. 주여, 이 끝은 어디나이까?”
그런 다음 요하네스는 포도주로 왕의 기운을 북돋아드렸다. 다행히 왕이 의식을 다시 차리셨다. 
의식을 차린 왕의 첫마디가 이러했다. 
“아, 아름다운 초상화다! 누구지?”
“황금 나라 공주의 초상화입니다.”라고 충신 요하네스가 대답했다. 
그러자 왕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녀를 향한 내 사랑이 너무도 커, 나무에 붙어 있는 모든 잎사귀들이 혀라 해도 내 마음을 다 표현하진 못하리라. 내 삶을 다해서라도 그녀를 얻으리라. 자네는 둘도 없는 내 충신이지 않는가, 나를 도와주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오랜 숙고(생각)에 들어갔어요. 
왜냐하면 이건(공주와의 결혼) 황금 나라의 공주를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죠.
마침내 요하네스가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어요.
그가 왕께 말했어요.
“공주의 관심사는 온통 황금으로 채워져 있다 들었사옵니다… 그래서 그녀의 테이블이며 의자며 접시며 잔(컵)이며 그릇이며 가구용품들이 죄다 금이라하옵니다. 전하께서 가지신 황금 5톤 중에서, 1톤을 우리나라의 금세공인(금을 가공하는 기술자)들에게 맡기시어 온갖 그릇과 부엌세간과 새와 날짐승과 이색적인 동물들의 형상 등등 공주가 좋아할 만한 것들로 만들게 하시고, 그 완성품들을 가지고 저와 함께 거리로 건너가 운을 한 번 시험해보십시다.” 
왕이 즉시 왕국 내의 모든 금세공인(금을 다루는 기술자)들을 들라하라 지시했어요.
그래서 그들이 도착해 밤낮으로 일한 결과 마침내 휘황찬란한 금 가공품들이 즐비하게 준비되었어요.
이것들을 배 한척에 모두 실은,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상인 복장으로 변신하고, 왕께도 눈에 띄지 않게 하시라며 상인 복장을 입게 했어요.
그렇게 하여 그들은 바다를 건너고 또 건너 황금 나라의 공주님이 살고 계신 도시에 다다를 수 있었답니다.
“전하께서는 배에 머무시어 저를 기다려주십시오.”라며 충신 요하네스(주인공)이 말했어요. “그래도 혹시 제가 공주님을 데리고 올 수 있으니 전하께서는 모든 금 그릇들을 가지런히 배에 진열해놓으시고 나머지 금 가공품들로 배를 꾸며놓아 주십시오.”
그런 다음 요하네스(주인공)는 온갖 종류의 금가공품들을 ‘무릎덮개 천’에 담고 해안가로 가 곧장 왕궁으로 나아갔다. 
궁궐 안뜰에 들어서고 보니, 한(한 명 할 때의 ‘한’) 아름다운 소녀가 우물가 옆에 앉아 두 손으로 금 양동이로 물을 ‘기르고’(떠 담고) 있었다.
찰랑이는 양동이물을 들고 막 돌아서려는데 낮선 사람이 보이자, 그 소녀가 “누구세요?”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요하네스(주인공)는 대답했어요.
“상인이옵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무릎덮개 천을 펼쳐 그 소녀가 볼 수 있게 했어요.
그러자 소녀는 “어머나, 정말 예쁜 금 장식품들이네요!”라며 외치더니 물 양동이를 한쪽 편에 내려놓고는 금 세공품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그런 다음 소녀가 말했어요.
“저희 공주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금 장식품들을 엄청 좋아라 하시거든요. 아마 이것들 다 사자고 하실 거예요.”
 소녀는 요하네스의 손을 잡고서 2층으로 데려갔어요.
소녀가 실은 공주님의 시녀였던 거예요.
그 물건들을 보자 공주님은 무척 기분이 좋아서 말했어요.
“너무 예뻐요, 제가 이거 다 살게요.”
하지만 충신 요하네스(주인공)은 이렇게 말했어요.
“전(저는) 그저 부자 상인의 미천한 종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 주인님이 계신 선박에는 이것보다 더 끝내주는 금세공품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금으로 만들어진 것들 중 가장 값지고 아름다운 물건들이죠.”
“그것들도 모두 가지고 와 주세요.”라고 공주님이 말했어요.
하지만 요하네스(주인공)은 말했어요.
“선박에 실려 있는 금세공품들이 너무도 많은 양이라 옮기려면 수일이 걸려고 모자랄 정도이며 그걸 다 전시하려면 아무리 방이 많고 커도 다 모자랄 지경이옵니다.”
그러자 호기심과 갈망(열망)에 들뜬 공주의 입에서 마침내 이런 말이 나왔어요.
“그럼 저를 그 배로 안내해주세요. 제가 거기로 가서 당신 주인이 가지고 계시다는 그 보물들을 보도록 할게요.”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무척 기뻐서 그 즉시 공주를 배로 안내했어요.
그림보다 실물이 훨씬 예쁜 공주를 본 왕(요하네스의 왕)의 심장은 고동치다 못해 두 동강으로 쪼개지고 만 느낌이었어요. 
공주가 배에 오르고, 왕이 공주를 선내(배안)로 안내했어요.
하지만 충신 요하네스는 그들을 따라 선내로 들어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 키잡이에게로 가서 배를 즉시 띄울 것을 명령했어요.
“새처럼 나부낄 때까지 돛을 높이 올리거라.” 
하지만 선내(배안)에서는 왕이 공주에게 황금 그릇이며 날짐승과 낮선 동물들의 형상을 한 갖가지 금세공품들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금세공품들을 몇 시간에 걸쳐 들여다보느라 공주는 너무 좋아서 배가 육지 멀리 항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마침내 모두 다 본 다음 공주는 상인(왕이 변장한 것)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배의 측면으로 가보니 육지는 까마득히 멀리 보이고 배는 돛들을 나부끼며 망망대해를 서둘러 가러지르고 있지 뭐예요.
“아,”라며 깜짝 놀란 공주가 비병을 질렀어요. “속았어! 한 눈 팔다 상인의 계략에 빠지고 말았어… 이럴 바에야 차라리 죽고 말겠어!” 
그렇지만 왕이 공주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어요.
“저는 상인이 아닙니다. 당신보다 신분이 비천하지 않은 왕입니다.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점이 있어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그건 당신에 대한 제 사랑이 과했기 때문입니다. 난 당신의 초상화를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해 졸도하고 말았을 정도입니다.”
이 말을 듣자 황금 나라의 공주의 마음도 어느새 누그러지고 말았어요.
마음의 안정을 찾자 공주의 마음이 그(왕)에게로 기울었고 급기야 그의 아내가가 되는 것에 동의했어요.
배가 망망대해(바다)를 건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동안, 하루는 우연히도 배의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앉아 있던 충신 요하네스의 눈에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 세 마리가 날아와 배에 앉는 것이 보였어요. 
그래서 요하네스(주인공)가 음악연주를 멈추고 큰까마귀들이 서로 나누는 얘기를 들어봤어요. 왜냐하면 요하네스는 새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첫 번째 큰까마귀가 말했어요.
“오, 왕이 황금나라 공주를 데리고 집으로 가나보네.”
“그렇다더군.”라며 두 번째 큰까마귀가 대답했어요. “하지만 아직 그녀를 설득하진 못했다던데.”
그러자 세 번째 큰까마귀가 말했어요. “못하긴 뭘 못해, 지금 저렇게 배안에서 공주가 왕 옆에 같이 앉아 있는데.”
그러자 첫 번째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가 재차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럼 그게 왕에게 좋을까? 그들이 항구에 도착하면 밤색 말 한 마리가 왕을 마중 나올 거고 그럼 젊은 왕은 그걸 타고 싶어 할 걸, 하지만 만에 하나 왕이 그 말의 등에 올랐다가는 미친 듯 내달리는 말 때문에 공중으로 나가 떨어져 왕은 두 번 다시 마누라 얼굴을 못 보게 될 건데. 그럼 그게 왕에게 좋은 거냐고?”
두 번째 큰까마귀가 말했어요. “그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거야?”
“오, 당연히, 누군가가 대신 재빨리 그 말에 탄 다음, 말의 ‘권총용 가죽 케이스’에 있는 권총으로 말을 쏘아 죽이면, 젊은 왕의 목숨을 구할 수 있어. 하지만 누가 그러겠어? 게다가 이 사실을 왕에게 말하는 사람은 누구든 발가락에서부터 무릎 관절까지 돌로 변하고 말 텐데.”
그러자 두 번째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가 말했어요.
“그런 거람녀 나도 하나 알고 있어. 그 밤색 말이 죽더라도, 젊은 왕은 신부를 품지 못하게 되어 있어. 일행이 성에 도착하면, 큰 접시 위에 금과 은으로 짠 거 같이 보이는 정교한 결혼식 의상이 놓여 있을 텐데, 하지만 그 의상은 황과 ‘피치’(석탄에서 얻는 끈적한 물질. 방수재료)야, 만약 그걸 모르고 젊은 왕이 그 옷을 걸쳤다가는 몸이 그 즉시 뼈와 골수까지 타 다 타버리고 말거야.”
세 번째 큰까마귀가 말했다. 
“빠져나올 방도가 전혀 없는 거야?”
“응, 그래,”라며 두 번째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가 말했어요.
“만약 장갑을 낀 누군가가 그 의상을 쥐어 불에 던져 태운다면, 젊은 왕을 구할 순 있어. 하지만 누가 그러겠어? 게다가 만에 하나 이 사실을 왕에게 고자질하는 자가 있음 그 자의 몸이 무릎 관절에서부터 심장까지 돌로 변하고 말 텐데.”
그러자 세 번째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가 말했어요.
“그런 거라면 나도 하나 알고 있어. 만약 그 결혼식 의상이 불태워진다 해도, 젊은 왕은 신부를 품지 못하게 되어 있어. 결혼식 후 무도회가 시작되고 새 왕비가 춤을 추게 되며, 새 왕비는 갑자기 창백해져 죽은 듯 쓰러지고 말 거야, 이때 만약 누군가가 그녀의 옷을 들추고 오른쪽 가슴을 빨아 피 세 방울을 뱉어내지 않음 새 왕비는 죽고 말 거야. 하지만 누가 그럴 수 있겠어, 게다가 이 얘기를 발설하는 자는 영혼의 머리 꼭대기에서부터 발끝까지 모두 돌로 변하고 말 텐데.”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들은 이와 같은 말을 주고받고 나더니 앞쪽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렇지만 충신 요하네스는 이들의 대화를 모두 이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요하네스의 마음은 무척 무거워져 슬퍼졌다. 
왜냐하면 자신이 들은 것을 감추자니 왕이 불행해질 것이고, 그렇다고 왕께 이 사실을 알리자니 요하네스 자신의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요하네스도 속으로 말했다. 
“그래도 주군을 구해야한다. 비록 그것이 내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할지라도.”
그리하여 그들이 해안가에 다다랐을 때,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들이 예언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이다.
매우 훌륭해 보이는 밤색 말이 앞으로 튀어나오자, “좋은데,”라며 왕이 말했다. “저 말을 타고 궁궐까지 가련다.”
왕이 막 말을 잡아타려는데, 충신 요하네스가 한 발 앞서 나아가더니 재빨리 말 등에 타더니 말의 ‘권총용 가죽 케이스’에서 권총을 꺼내 말을 쏘았다. 
그러자 왕의 수행원들이 충신 요하네스에 대해 좋은 마음을 품지 못하게 되어 말했다. 
“전하께서 타고 가시려던 저 아름다운 동물을 쏴 죽이다니 저렇게 무례할 수가.”
하지만 왕은 말하기를,
“잠자코들 있거라 그리고 그(충신 요하네스)를 내버려두거라. 그는 내 둘도 없는 충성스런 신하 요하네스다. 괜히 그러진 않았을 게다!” 
그들이 궁전에 도착하자, 홀에 큰 접시가 하나 놓여 있는데, 그 안에 마치 금과 은으로 빚어 만든 거 같은 빛까번쩍 한 결혼식 의상이 놓여 있는 거에요.
젊은 왕이 거리로 나아가 막 그 옷을 집어 들려던 찰나에, 충신 요하네스가 왕을 밀치고 나아가 장갑 낀 손으로 그 옷을 집어서는 황급히 불로 가 태워버렸어요.
다시 한 번 수행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어요.
수행원들이 왕께 말했어요.
“보셨지 않습니까, 전하, 감히 전하의 결혼식 의상을 불태우다니요!”
하지만 젊은 왕은 말했어요.
“아니다, 그는 쉬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를 내버려두거라, 그는 내 둘도 없는 충성스런 ‘요하네스’(주인공이름)다.”
이제 결혼식을 엄숙히 올리고 나서, 무도회가 시작되어, 신부(새 왕비)도 춤을 추게 되었다.
그때도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주의 깊게 새 왕비의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갑자기 신부(새 왕비)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더니 마치 죽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그 즉시 요하네스(주인공)가 황급히 그녀에게 달려가더니 들어 올려 품에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신부를 눕힌 후 무릎을 꿇곤 신부의 오른쪽 가슴에서 피 세 방울을 빨아 내뱉었다.
그 즉시 신부(새 왕비)가 숨을 다시 쉬며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것을 본 젊은 왕으로선 그토록 충신이던 요하네스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화가 나 소리쳤다. 
“저 자를 당장 지하감옥에 가두어라.”
다음날 아침 충신 요하네스(주인공)는 판결을 받고 교수대로 끌려갔다.
높은 곳에 서서 막 형이 집행되려는 순간, 요하네스(주인공)가 말했다.
“사형수도 죽기 전에 마지막 말은 남길 수 있다 들었습니다. 제게도 그 권리가 있는지요?”
“그렇다.”라며 왕이 대답했어요. “그건 네게도 적용된다.”
그러자 충신 요하네스가 말했어요.
“제게 내려진 판결은 부당합니다. 전 언제나 전하께 충심을 다했습니다.”
그러면서 요하네스(주인공)는 자신이 어쩌다 바다 위에서 '큰까마귀'(갈가마귀. 불길한 새로 여겨짐)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주군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그러한 모든 행동들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고했습니다.
그러자 왕이 소리쳤습니다.
“오, 나의 둘도 없는 충신 요하네스(주인공이름)여. 나를 용서하라, 용서해… 당장 그를 풀어주어라.”
하지만 충신 요하네스는 자신의 마지막 말을 하자마자 숨이 끊어지며 돌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왕과 왕비는 심히 괴로웠어요.
그래서 왕이 말했어요.
“아, 충신을 이리도 몰라보다니!”
그래서 왕은 그 돌(요하네스가 변해버린 돌)을 자신의 침실 침대 바로 곁에 갖다 놓게 했어요.
그리곤 종종 그 돌을 쳐다보고 울면서 왕은 말했어요.
“아, 둘도 없는 충신 요하네스를 다시 되살릴 수만 있다면.”
시간이 지나 왕비가 쌍둥이를 낳았어요.
쌍둥이는 두 아들로, 이들이 무럭무럭 크자 왕비는 무척이나 기뻤어요. 
한번은 왕비가 교회를 간 사이, 두 아이가 아빠(왕) 옆에 앉아 놀고 있는 사이에, 왕은 또다시 큰 슬픔에 심취해 돌을 바라다보며 한숨 쉬며 말했어요.
“아, 내 둘도 없는 충신 요하네스를 다시 되살릴 수만 있다면.”
그때 돌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애기했어요.
“전하께서 가장 아끼시는 것을 바치신다면 제 목숨을 다시 되살릴 수 있사옵니다.”
그러자 왕이 큰 소리로 말했어요.
“자네를 위해서라면 내가 가진 모든 걸 바치겠네.”
돌이 계속 말을 이어갔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전하의 손으로 직접 두 아드님의 머리를 베셔서 그 피를 제게 끼얹으신다면 제가 다시 소생할 수 있사옵니다.”
자신이 직접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두 아들을 죽여야 한다는 그 말에 왕은 소름이 돋았어요.
하지만 곧 자신에게 충성을 다했던 요하네스가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를 떠올리곤, 검을 뽑아 두 아들의 목을 직접 내리쳤어요.
그런 다음 두 아들의 피를 돌에 바르자, 돌에 생기가 돌더니, 곧 충신 요하네스가 예전의 건강하던 모습을 되찾았어요.
요하네스(주인공)가 왕에게 말했어요.
“전하의 진정성은 보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요하네스(주인공)가 두 왕자님의 머리를 집어 들어 다시 몸 위에 올려놓자 상처가 피로 아물며 즉시 두 왕자님들의 생명이 돌아와, 왕자님들이 깡충깡충 뛰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뛰어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왕은 대만족했고, 왕비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왕은 충신 요하네스와 두 왕자를 큰 벽장 속에 숨겼어요.
왕비가 들어오자, 왕이 왕비에게 말했어요.
“교회에서 기도를 잘 하고 왔소이까?”
“네,”라며 왕비가 말했어요. “하지만 충신 요하네스 생각이 계속 났어요, 저희 때문에 그에게 닥친 불행 말이에요.”
그러자 왕이 말했어요.
“사랑하는 아내여, 우리가 그를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도가 있소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린 두 어린 아들들을 제물로 받쳐야하오.” 
왕비는 얼굴이 새파래지고 놀라움(공포)에 얼어버렸어요.
하지만 곧 왕비가 말했어요.
“그(충신 요하네스)의 충심 덕분이죠.”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왕비도 똑같이 생각한 것을 보고 왕은 기뻐하며 가서 벽장 문을 열고 왕비 앞에 충신 요하네스와 두 아들들을 데령했어요.
왕이 말했어요.
“신을 찬미할지고(=기쁘게도), 그(충신 요하네스)가 소생했소이다. 그리고 우리 두 귀여운 아들들도 마찬가지로 말이오.”  
그리고 왕은 그 사이에 있었던 모든 걸 왕비에게도 말해주었어요.
그런 다음 그들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죽을 때까지) 다함께 아주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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