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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33 [그림형제 동화] 꽤 괜찮은 흥정

by RedBaDa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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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시장으로 자신의 암소를 끌고 가 독일은화 7개와 바꾼 농부가 한 명 있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못을 지나가게 되었더랬죠.
그런데 저 멀리에서부터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거예요.
“아크, 아크, 아크, 아크.” (독일개구리는 개굴개굴이 아니라 “쿠아크쿠아크”라고 운다네요)
“글쎄,”라며 농부가 속으로 말했어요. “저 개구리들이 아무 까닭도 리듬도 없이 내가 ‘여덟’(여덟의 독일발음이 /아흐트/ . 개구리 울음 소리 뒷부분 ‘아크’와 ‘아흐트’가 비슷하죠 ^^ㅋㅋ 내가 해석하고도 너무 어그지인 거 같기도 -_-;;)에 팔았다지만, 난 여덟이 아니라 일곱 개 받고 팔은 걸.”
그래서 농부는 연못가로 가 개구리들에게 소리쳤어요.
“이 멍청 멍청 멍멍 청한 동물들아! 멍청하면 다냐? 내가 받은 소 값은 팔이 아니라 일곱이야.”
하지만 개구리들은 여전히 이렇게 우길 뿐이었다. 
“아크, 아크, 아크, 아크.”
“아이참, 너희들 그렇게도 내 말을 못 믿겠니. 그럼 내가 너희들 앞에서 세어줄게.”
그래서 농부는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니 하나씩 헤아리기 시작해, 그것이 독일은화 4개와, ‘작은 은화’(그로센. 독일의 옛날 화폐단위) 20개로 이루어진 영락없는, 7개의 은화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구리들은 농부의 계산에는 아량곳 않고 오로지 이렇게 외쳐대기에 바빴다. 
“아크, 아크, 아크, 아크.” 
“이것들이,”라며 농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소리쳤다. “나보다 너희들이 산수를 더 잘한다고 우기를 거니. 그럼 자 너희들이 직접 세려 봐.”
그러면서 손에 쥐고 있던 은화들을 몽땅 개구리들이 있는 연못에 던지고 말았다. 
농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개구리들이 셈을 끝낸 다음 은화들을 자신에게 돌려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구리들은 그저 자기 의견만 내세우며 죽으라고 똑같은 소리로 울어대기만 바빴다.
“아크, 아크, 아크, 아크.” 
게다가 이놈(개구리)들은 돈을 던져주지도 않았다. 
농부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저녁이 다 되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농부가 개구리들을 욕하며 내뱉은 말이 다음과 같다.
“이 첨벙쟁이(물을 튀기는 동물)들이, 이 머리 큰 놈들이, 이 눈알 큰 놈들, 그 큰 입으로 귀 아프도록 잘도 질러댔겠다, 은화 7개도 못 세리는 놈들이, 무슨! 너희들(개구리들)이 셈을 끝낼 때까지 내가 여기 계속 있을 줄 알았겠지?”
그러면서 농부는 휭 하니 가버렸다. 
물론 개구리들은 그런 거엔 전혀 아랑곳 않고 그저 다음과 같이 외쳐대기 바빴다. 
“아크, 아크, 아크, 아크.”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는 농부가 화가 나 씩씩거리며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며칠 지나서, 농부는 다른 암소 한 마리를 사들이고는, 도축한(죽인) 다음, 얻은 고기로 자신이 내다 판다면 얼마만큼을 벌 수 있는지 계산을 해보았는데 자그마치 2마리 암소를 내다판 것과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게다가 소의 가죽까지 공짜로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도축한 소의 고기를 들고서 시내로 나갔더니, 문 앞에 한 무리의 개들이 모여들더니 농부가 든 고기를 보고는 좋아 날뛰며 코로 흥흥거리며 냄새를 맡고 다음과 같이 짖어대기 바빴다. 
“바우, 바우, 바우.” (개가 “멍멍” 짖는 소리가 독일에서는 “바우 바우”라네요. )
개떼의 우두머리는 몸집이 아주 큰 ‘그레이하운드’(사냥개 )였어요.
이 커다란 그레이하운드(사냥개)가 꿈쩍도 않고서 그러자, 농부가 개에게 말했어요.
“알았다, 알았어, 그러니까 이 소고기를 ‘바스(=좀만), 바스, 바스,’(바스는 독일어로 ‘좀만’입니다) 달라는 거지. 너도 이 소고기를 맛보고 싶다 이거지. 하지만 이걸 너희들에게 주고 나면 그럼 난 뭐 먹고 살라는 거니.”
하지만 그레이하운드(사냥개)의 대답은 오로지 “바우, 바우.” 일 뿐이었다.
“그럼 나랑 약속해라, 이 소고기들을 다 먹지 않고, 그리고 네 친구들이 먹는 몫의 가격까지 네가 보증을 서 주겠노라고, 그럴 거지?”
“바우, 바우, 바우.”(=“멍, 멍, 멍.”)라고 그레이하운드(사냥개)가 말했다. 
“알았다, 네가 분명 그러겠노라고 약속한 거다, 그럼 자 여기 이 소고기를 네게 맡기겠다. 난 너도 잘 알지만 네 주인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다시 한 번 네게 말하건대, 내 돈은 3~4일 정도 있다 받으러 갈 테니 그때 내게 값을 치르면 된다.”
그래서 농부는 짐을 풀고서 소고기를 개에게 주었고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왔어요.
물론 개들은 소고기에 와락 덤벼들며 이렇게 짖어대느라 바빴어요.
“바우, 바우.” (=“멍, 멍.”) 
이 소리를 들으며 농부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잘 됐네, 조금씩 모두(=개들) 맛을 봤을 테지만, 어쨌든 가장 큰 개가 값을 지불하겠지.”
3일이 지난 후, 농부는 생각했어요.
“오늘밤엔 소고기 값이 내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겠지.”
농부는 아주 기뻤어요.
하지만 아무도 와서 소고기 값을 지불하지 않는 거예요.
“믿을 놈 한 명도 없다더니.”라고 농부는 말했어요.
결국 화가 난 농부가 시내로 가 푸주한(정육점) 주인에게 자신의 돈을 달라고 말했어요.
푸주한(정육점) 주인은 농부가 농담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농부가 “농담 아냐, 내 돈 내 놓으라고! 큰 개가 내가 잡은 소의 고기를 3일 전에 몽땅 가져갔잖아?”
그러자 푸주한(정육점) 주인이 버럭 화를 내며 빗자루를 집어 들더니 말 그대로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이 농부를 흠뻑 두들겨 패곤 쫓아냈어요.
“두고 보라지,”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아직 이 땅의 도덕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테니까!”
그런 다음 농부는 궁전으로 가 하소연을 했어요.
곧 농부가 왕 앞으로 인도되었고, 왕은 공주와 함께 앉아 있다, 농부를 보자 “무슨 일로 그렇게 상처를 입었느냐?”라고 물어봤어요.
“아아 말도 마십시오!”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글쎄 개구리들과 개들이 제 껄 빼앗아 갔는데도, 푸주한(정육점) 주인이 응당 제게 줘야할 돈은 안 주고 몽둥이찜질을 하지 뭡니까요.”
그러면서 농부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죄다 왕께 고해바쳤습니다.
그 후 즉시 공주님이 진심 웃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왕이 농부에게 말했어요.
“난 네게 이 사안에 대해 판단을 해줄 수가 없구나, 다만 내 딸을 네 아내로 주겠다… 평생 단 한 번도 웃지 않던 딸이 네 한 마디에 빵 터졌구나. 그렇지 않아도 이 애를 웃게 하는 자가 있음 딸을 주겠다고 약속하던 차이다. 넌 다만 이 행운에 대해 감사해하기만 하면 된다!” 
“오오,”라며 농부가 기겁을 하며 말했다. “그럴 순 없습니다요. 마누라라면 벌써 하나 있는 걸요, 집에 가면요. 한 명도 제겐 너무 벅찹니다. 잔소리가 정말 집안 구석구석 안 들리는 곳이 없을 정도로 끔찍합니다요.”
그러자 왕이 화가 나선 말했다. 
“뭐 저런 머저리 같은 놈이 다 있노.”
“아아, 전하,”라며 농부가 대답했어요. “바보에게 푸념 말고 뭘 더 원하시나이까?”
“됐으니 그만하거라,”라며 왕이 말했어요. “다만 다른 보상을 내어주겠노라. 하지만 지금은 일단 떠났다가 3일 후에 다시 오거라, 그럼 내 너에게 독일은화로 전부 500개를 주겠노라.”
농부가 문을 지나가려는데, 보초병이 말했어요.
“어이 얼뜨기 네가 공주님을 웃겨드렸다며, 그럼 한 몫 단단히 챙기겠구먼.”
“그래, 내 생각도 그래,”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독일은화로 500개가 주신다더군.”
“얼씨구 맙소사,”라며 그 병사가 말했어요. “그 돈 나도 조금 주면 안 돼. 그 많은 돈을 혼자 다 쓸 수가 있겠어?”
“지금 봐선 그래,”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그럼 독일은화 200개를 줄게, 3일 있다가 나대신 임금님께 가봐, 돈을 내어주실 거야.”
옆에 서 있다 이 대화를 엿듣게 된 유대인 한 명이 농부를 뒤쫓아 가 외투자락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아이고 맙소사! 이 이쁜 나리가 다 있남! 내가 그 돈을 작은 독일은화들로 다 바꿔주겠네, 수수료 조금만 떼고 내 다 바꿔줌세, 그 큰돈인 독일은화들로 뭘 하겠나?”
“유대인이군.”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아직 300개의 독일은화가 남아 있으니까 그걸 당신에게 몽땅 주리다, 잔돈으로 바꿔주쇼, 지금부터 3일 있다 가보면 임금님께서 당신에게 돈을 내어주실 게요.”
유대인은 이득 볼 생각기뻐하며, 작은 독일은화들 중에서도 동전의 질이 나빠 3개를 건네주면 겨우 2개로 바꿔주는 작은 독일은화들로만 농부에게 건네주었어요.
3일이 지나자, 왕의 어명을 지키기 위해, 농부가 왕 앞에 대령했어요.
“외투를 벗고,”라며 왕이 말했어요. “독일은화 500개를 담거라.”
“아!”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이제 더 이상 그 돈은 제 돈이 아닙니다. 200개는 보초병에게 제가 주었고, 나머지 300개는 유대인이 제게 잔돈으로 바꿔주었거든요. 그러니 응당 제가 받을 건 더 이상 없습니다요.”
농부와 거의 동시에, 보초병과 유대인도 또한 들어와 각자 자기들이 농부한테서 받기로 한 것을 요구하다, 받기로 한 독일은화 개수만큼의 매를 모질게 받았어요.
매가 아프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던 병사(보초병)는 참고 견뎠지만, 유대인은 비통해하며 말했어요.
“아이고, 아이고, 이게 주신다는 묵직한 독일은화란 말입니까?”
 하지만 왕도 농부의 등장에 웃지 않을 수가 없어 모든 화가 풀려서 말했어요.
“네 보상금을 받기도 전에 다 잃어버렸으니, 내 다른 걸 덤으로 주겠노라. 보물 창고에 가서 까짓것 한 번 담아가 보거라.”
농부로선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보물창고로 가 자신의 호주머니들 속에 꽉꽉 채웠다.
그 후 농부는 주막에 도착해 자신이 보물창고에서 가지고 온 돈을 세리기 시작했다. 
살금살금 농부의 뒤를 쫓아온 유대인은, 농부가 뭐라 중얼거리고 있는지를 엿들었다. 
농부가 중얼거렸다. 
“깡패 같은 전하께서 결국 나를 놀려먹으셨네, 그냥 직접 얼마 주신다고 하면서 주시면 얼마인줄은 알지, 이건 뭐 내가 담아왔더니 세릴 수가 있어야지? 도대체 운 좋게도 내 호주머니들 속에 담아온 이 돈들이 얼마란 거야? 이걸 내가 어떻게 세려?”
“옳다구나!”라고 유대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네 놈이 감히 존엄하신 전하의 성은을 그 딴 식으로 말해. 내 당장 가서 고자질해야지, 그럼 저 보상금들은 다 내 게 될 거야, 넌 당연히 벌을 받을 거고. (ㅋㅋ)”
왕이 유대인의 입을 통해 농부가 한 말을 전해 듣자 버럭 화를 내며 유대인보고 “냉큼 가서 그 무례한 놈을 데리고 오거라.”라고 말씀하셨다. 
유대인은 농부에게 달려갔다.
“자넨 지금 당장 전하께 가야하네. 입고 있는 옷 그대로 말이야.”
“그보단,”라며 농부가 대답했다. “돈도 받았으니 새 옷부터 하나 걸쳐 입고 가겠네. 호주머니에 이렇게 돈이 많은 자가 이 외투 꼬락서니로 간다는 게 말이 되겠나?” 
입고 나갈 마땅한 다른 외투가 없다며 섣불리 움직이려하지 않는 걸 본 유대인으로선 이러다 왕의 노여움이 사그라질까 두려웠고 그럼 보상금을 잃게 될 거고 농부도 벌을 안 받게 될 것이 뻔해 우선 이렇게 말을 했다. 
(유대인의 대사→) “그럼 우리 순수한 우정의 이름으로 내 외투를 자네에게 잠시 빌려줌세. 우정을 위해서라면 뭘 못하겠나!” 
농부는 이 제안에 만족해하며 유대인이 준 외투를 걸쳐 입은 다음 그와 함께 출발했어요.
유대인이 고해바친 대로 자신에 대해 악담을 한 농부를 왕이 꾸짖었어요.
“아,”라며 농부가 말했어요. “○○인이 말하는 건 죄다 거짓말입니다요… 이 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 중 사실인 건 하나도 없사옵니다요! 이 악당은,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도 자기 외투라고 유길 놈인 걸요.”
“뭐가 어째?”라며 유대인이 새된(=날카로운) 소리를 질렀어요. “이 외투가 내게 아니라고? 당신이 전하 앞에 나갈 수 있도록 내가 우정 어쩌고 하며 빌려준 거잖아?”
왕이 그 말을 듣자 말했어요.
“그 말인즉슨 저 유대인이 지금 나 아니면 농부를 속이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면서 왕은 그 유대인에게 ‘뜨거운 독일은화 맛’(=매질)을 또 맛보게 했어요.
하지만 농부로 말할 거 같으면, 근사한 외투에 호주머니엔 은화를 가득 넣고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요.
농부가 집으로 가면서 속으로 소근 거렸어요.
“이번엔 꽤 괜찮은 흥정을 했는걸!” (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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