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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59 [그림형제 동화] 세가지 언어

by RedBaDa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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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나이 많은 ‘백작’(귀족의 작위 중 세 번째로 높음) 한 명이 살고 있었어요.
그는 아들만 딱 한 명 있었는데, 이 애가 너무나 바보라 아무것도 배우질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빠가 말했어요.
“잘 듣거라, 내 아들아, 나도 더는 네 머리에 뭘 넣을 수 없구나,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게 하나 있다. 넌 일단 여길 떠나, 저명한 스승 밑에서 배우게 될 게다. 그 분이 너를 잘 인도해줄 것이다.”
젊은이는 그리하여 낮선 도시에 보내져 1년을 온전히 그 스승 밑에 머물렀어요.
1년이 지나고 아들이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아빠가 물었어요.
“그래, 내 아들아, 무얼 배워왔느냐?”
“아부지, 저는 개들이 멍멍 찢을 때 개들이 뭐라 말하는 지를 배우고 돌아왔어요.”
“아이고 내 팔자야!”라며 아빠가 소리쳤어요. “내가 지금 그거 배우라고 널 거기 보낸 줄 아느냐? 안 되겠다, 이번엔 다른 도시에 있는 다른 스승에게 너를 보내야겠다.”
그리하여 젊은이는 거기로 보내져, 1년을 온전히 그 스승과 함께 머물었어요.
아들이 돌아오자 아빠가 또다시 물었어요.
“내 아들아, 그래 무얼 배우고 돌아왔느냐?”
아들이 대답했어요.
“아부지, 저는 새들이 말하는 것을 배우고 돌아왔어요.”
이 밀에 아빠가 버럭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어요.
“아이고, 이 멍청한 놈아, 그깟 걸 배우라도 널 그 비싼 곳에 보낸 줄 아느냐. 그러고 돌아온 게 부끄럽지도 않느냐? 안 되겠다, 이번엔 너를 세 번째 스승에게 보내야 겠다. 만약 이번에도 멍청한 것만 배워오면 내 그땐 너를 아들로 생각하지 않겠다.”
젊은이는 1년을 온전히 이 세 번째 스승 밑에 머물렀어요.
아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날 아빠가 물었어요. 
“그래 내 아들아, 무얼 배워 돌아왔느냐?”라고 아빠가 물었어요.
“사랑하는 아부지, 이번 년도에는 개구리들이 개골개골 우는 소리를 배우고 돌아왔어요.”
그러자 아빠가 불같이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나 하인들을 불러들였다. 
아빠가 말했다. 
“이 놈은 더는 내 아들이 아니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놈을 숲으로 데려가 죽이고 오거라.”
하인들이 아들을 데리고 가 죽이려고 보니, 동정심이 생기는 걸 피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아들을 풀어주었어요.
대신 사슴의 눈과 혀를 잘라내 그걸 아들이 죽은 증거라며 노인(백작. 아버지)에게 들고 갔어요.
이제 젊은이는 방랑하게 되었어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그가 하룻밤 묵고 가려고 어느 ‘성채’(=요새)에 도착했어요.
“좋다.”라며 성의 영주(주인)가 말했어요. “다만 이 근처에 오래된 탑이 하나 있는데 자넨 거기서 오늘 밤을 보내야하네, 그쪽에 가보게, 내 미리 경고하는데, 오늘밤이 자네 제삿날이 될 수도 있다네. 왜냐면 거긴 들개들로 가득한 곳이거든, 들개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짖고 울어대지. 정해진 시간에 사람을 그들에게 주는데, 그럼 그들이 순식간에 먹어치워 버린다네.”
이 지역은 그 들개들 때문에 온통 슬픔과 당황이 거칠 날이 없었어요. 아직껏 어느 누구도 그 들개들을 물리칠 순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 젊은이는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그래서 말했어요.
”제가 그 짖는다는 개들에게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던져줄 음식이나 주십시오. 그들은 저를 전혀 해치지 않을 겁니다.“
그가 자진해서 나섰기 때문에, 사람들은 들개들에게 줄 음식을 그 젊은이에게 주고 그를 탑으로 안내했다. 
젊은이가 탑 안으로 들어가자 정말 들개들이 아무도 그를 보고 짖질 않았다. 
더구나 젊은이 주변에 둥글게 모여들며 친밀함의 표시로 자신들의 꼬리를 흔들기에 바빴다. 그리고 그가 앞에 놓아두는 음식들을 개들은 먹었다. 
다음날 아침 젊은이가 정말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안전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그가 성의 영주(주인)에게 말했다. 
”개들이 자기들만의 언어로 제게 털어놓은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들이 거기 왜 머물고 있는지 왜 거기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지 하는 얘기였습니다. 그 개들은 모두 마법에 걸려 탑 밑에 있는 엄청난 양의 보물을 지키는 일을 맡고 있었습니다. 누가 그 보물을 꺼내가야지만 개들도 마법에서 풀려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제가 그들의 얘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기뻐했어요.
성의 영주(주인)가 만약 젊은이가 그걸 성공적으로 해내면 자신의 양자(아들)로 삼겠다 말했어요.
젊은이가 다시 내려갔어요. 물론 이번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죠. 밤사이 젊은이가 성공적으로 일을 마쳤어요.
황금이 가득 든 궤짝(대형 상자)를 꺼내 왔거든요.
그날 이후로 들개들의 울부짖음이 더는 들리지도 않았고 들개들의 모습도 싹 다 사라졌지요.
그리하여 그 지역사람들도 골칫거리에서 해방되게 되었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젊은이는 문득 자신이 로마(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가는 도중에 습지를 지나게 되었는데, 거기엔 수많은 개구들이들이 개골개골 대화들을 나누며 앉아 있었어요.
그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보았어요. 그들이 무슨 말을 나누고 있는지를 깨닫자 그는 많은 생각에 잠겨 슬퍼했어요.
마침내 그가 로마에 도착했어요.
거기선 교황님께서 막 숨을 거두셨어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누구를 교황님의 후계자로 할지에 대해 큰 어려움이 있었어요.
마침내 사람들은 신성하고 기적적인 징후로 구별되는 이를 다음 교황님으로 뽑자는데 동의했어요.
그것이 결정되자마자, 그 젊은이가 교회에 막 들어선 거죠.
그때 갑자기 두 마리 새하얀 비둘기들이 그의 어깨 위에 날아와 앉더니 계속 앉아 있었어요.
그 점이 성직자들에겐 하늘의 징후로 여겨졌어요.
그래서 그 젊은이에게 교황이 될 용의가 있는지 물어보았지요.
그는 선득 결론을 내리지 못했어요. 또한 자신이 그 직책에 적합한지도 몰랐고요.
하지만 비둘기들이 젊은이에게 어찌어찌 행동하라고 조언을 해주자 마침내 그도 “네.”라고 말했어요. 
그런 다음 그 젊은이의 머리에 기름이 부어지고 성직에 임명되었어요.
그리하여 오는 도중, 그가 ‘성하’(=교황의 존칭)가 될 거라고 말한 개구리들의 호감 가득한 얘기가 다 이루어졌어요.
그런 다음 다 같이 노래(성가)를 부르는데, 그는 가사를 하나도 몰랐어요, 하지만 그의 두 어깨 위에 앉아 있던 비둘기들이 끊임없이 노래가사를 그의 귀에다 알려주었답니다.

(동화 끝)

동화 「세 가지 언어」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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