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나무꾼이 가난한 나머지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겠다며 산을 넘어가는데, 도중에 진짜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막상 호랑이를 만나 겁이 난 나무꾼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호랑이에게 “아이고 형님!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저에게 형이 하나 있는데 죽어서 호랑이가 되었다고 하더니 바로 그 형님이시군요!” 그러면서 어머님이 형님을 그리워하니 당장 뵈러 가자고 하였습니다. 이에 호랑이가 그 말을 믿고서 “지금 당장 어머니를 뵙고 싶지만, 호랑이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없다”라고 거절했습니다. 그 뒤로 꼬박꼬박 호랑이가 돼지를 가져다 놓으니 그것으로 나무꾼과 어머니는 부자로 살게 되었고 나무꾼은 호랑이가 얻어준 색시에게 장가도 들었습니다.
몇 년 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호랑이가 돼지를 가져다 놓는 일도 사라졌는데 궁금해진 나무꾼이 예전 호랑이가 살던 굴에 가 보니 새끼 호랑이들이 꼬리에 흰 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우리 할머니는 인간인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자 아버지도 식음을 전폐하다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꼬리에 흰 댕기를 드리고 있는 거예요.”라고 하였습니다. 나무꾼은 호랑이의 효성에 감동해서 어머니 산소 옆에 나란히 묘를 써주었다고 합니다.
나무꾼은 위험한 상황에 순간의 지혜로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라는 말이 와 닿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호랑이가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불효자가 있는 마당에 호랑이가 효심이 지극한 모습이 우리의 부끄러운 부분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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