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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동화, 이야기

#62 [그림형제 동화] 요술 식탁, 황금 당나귀, 자루 속에 든 몽둥이

by RedBaDa 2025.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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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세 아들을 둔 재봉사가 한 명 살고 있었어요. 그는 또한 염소도 한 마리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모든 가족이 염소의 젖에 의지해 먹고 살았답니다.
그러니 염소에겐 좋은 먹이를 먹여야했기에 매일 목초지로 데리고 갔어요.
세 아들들이 교대로 이 일을 했지요.
하루는 첫째가 염소를 데리고 교회 부속의 묘지로 갔어요. 묘지이긴 했어도 거긴 최상급 풀잎들이 자라는 곳이었거든요. 첫째는 염소가 먹으며 여기저기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밤이 되어 집에 갈 시간이 되자 첫째가 물었어요.
“염소야, 배부르게 먹었니?”
염소가 대답했어요.
“아주 배부르게 먹었어요. 배가 불러 더는 풀 한 잎도 못 먹겠어요. (울음소리→) 메에! 메에!”
“이제 집에 가자구나.”라며 젊은이가 말했어요.
그는 염소의 목에 두른 끈을 쥐고 마구간(가축우리)으로 데리고 가 단단히 묶어놓았어요.
“그래,”라며 나이 많은 재봉사가 말했어요. “염소가 배부르도록 먹였더냐?”
“오,”라며 아들이 대답했어요. “너무 많이 먹어서 더는 풀 한 잎도 못 먹겠다던데요.”
하지만 아빠는 직접 확인하고 싶어 마구간으로 내려가 사랑스러운 동물을 한 번 톡 치며 물었어요.
“염소야, 배부르니?”
그 염소가 대답했어요.
“원 세상에, 뭔 수로 제가 배부를 수 있겠어요? 무덤 사이만 온통 뛰다왔는걸요. 먹을 게 하나도 없어 쫄쫄 굶어야 했다고요, 메에! 메에!”
“뭐라고?”라며 재봉사가 소리쳤어요. 
그리곤 냉큼 위층으로 달려가 젊은이에게 말했어요.
“뭐, 이 거짓말쟁이야. 염소가 배부르게 먹었다고, 고작 쫄쫄 굶게 한 주제에!”
그러면서 화를 내며 벽에 걸린 긴자(길이를 재는 자)를 들고서 후려치며 아들을 내쫓아버렸어요.
다음날 둘째 아들의 차례가 되었어요.
아들은 정원 울타리 안에 있던 장소를 눈여겨봤던지라 거리로 갔어요. 좋은 풀잎이 자라는 곳으로 그만한 곳이 없었거든요. 
염소도 만족했는지 그곳의 풀잎을 죄다 먹어치웠어요.
밤이 되어 집에 가려고 아들이 물었어요.
“염소야, 배가 부르니?”
염소가 대답했어요.
“네, 배 터지겠어요. 너무 배가 불러 더는 풀 한 잎도 못 먹겠어요. 메에! 메에!”
“그렇담 집에 가자구나.”라며 젊은이가 말했어요.
그는 염소를 집에 데려가 마구간 안에 잘 묶어놓았어요.
“그래,”라며 나이 많은 재봉사가 말했어요. “염소를 든든히 먹였겠지?”
“오,”라며 아들이 대답했어요. “배 터지게 먹었다던데요, 그래서 더는 풀 한 잎도 못 먹겠다 그랬어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재봉사는 마구간으로 내려가 말했어요.
“염소야, 배부르니?”
그 염소가 대답했어요.
“원 세상에, 뭔 수로 제가 배부를 수 있겠어요? 무덤 사이만 온통 뛰다왔는걸요. 먹을 게 하나도 없어 쫄쫄 굶어야 했다고요, 메에! 메에!”
“이런 빌어먹을 놈이!”라며 재봉사가 소리쳤어요. “이 착한 짐승을 쫄쫄 굶겨.”
그러면서 냉큼 뛰어 올라가 긴자로 때리며 그 젊은이를 문밖으로 내?아버렸어요.
이제 막내아들의 차례가 되었어요.
그 일을 잘 해내고 싶던 막내가 맛난 잎사귀들이 가득한 약간의 수풀들을 발견해 그리로 염소를 데려가 맛나게 먹게 했어요.
저녁이 되자 집에 가려고 그가 물었어요.
“염소야, 그래 배부르게 먹었니?”
그 염소가 대답했어요.
“그럼요, 배 터지게 먹은 걸요. 이제 배불러서 더는 한 잎도 못 먹겠어요. 메에! 메에!”  
“그렇담 집에 가자구나.”라며 젊은이는 염소를 마구간으로 데려가 잘 묶어두었어요.
“그래,”라며 나이 많은 재봉사가 말했어요. “염소는 배부르게 먹었다디?”
“네, 너무 많이 먹어서, 더는 한 잎도 못 먹겠다더군요.”
재봉사는 그 말을 신뢰하지 않고, 내려가 물어보았어요.
“염소야, 배부르니?”
사악한 짐승이 대답했어요.
“원 세상에, 뭔 수로 제가 배부를 수 있겠어요? 무덤 사이만 온통 뛰다왔는걸요. 먹을 게 하나도 없어 쫄쫄 굶어야 했다고요, 메에! 메에!”
“오, 이 빌어먹을 거짓말쟁이들 같으니라고!”라며 재봉사가 소리쳤어요. “하나 같이 시킨 일은 안하고 거짓말을 해! 오냐오냐했더니 아버지를 놀려.”
그러면서 분통이 터져 냉큼 위층으로 올라가 불쌍한 막내아들을 긴자(기다란 자. 길이는 재는 자)로 난폭하게 두들겨 패 집에서 내쫓아버렸어요. 
나이 많은 재봉사는 이제 염소와 단둘이만 남게 되었어요.
다음날 아침 그가 마구간으로 내려가 그 염소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그래, 내 둘도 없는 짐승아, 오늘은 내가 직접 너를 데리고 가 풀을 먹이마.”
그는 끈에 메고 염소를 데리고 푸른 산울타리로 갔어요. 거긴 ‘서양톱풀’(사진링크 ▶ https://goo.gl/PCXjoO )이 수북한 곳이었어요. 서양톱풀은 염소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것이었지요.
“그래 마음껏 먹으려무나.”라고 그가 염소에게 말했어요. 
염소는 저녁까지 마음껏 그 어린 풀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 다음 그가 물었어요.
“그래 염소야, 배부르니?”
염소가 대답했어요.
“배가 너무 불러 더는 한 잎도 못 먹겠어요. 메에! 메에!”
“좋다, 그렇담 집에 가자구나.”라며 재봉사가 말했어요.
재봉사는 염소를 마구간으로 데려가 단단히 묶었어요.
가려다 말고 몸을 다시 염소에게로 돌려 말했어요.
“그래, 얘야 이번엔 배부르지?”
하지만 이 망할 놈의 염소는 그(재봉사)라고 용서해주지 않았어요.
염소가 소리쳤어요.
“원 세상에, 뭔 수로 제가 배부를 수 있겠어요? 무덤 사이만 온통 뛰다왔는걸요. 먹을 게 하나도 없어 쫄쫄 굶어야 했다고요, 메에! 메에!”
그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들은 재봉사는 깜작 놀라고 말았어요. 이 나쁨 짐승을 믿고 그동안 아무 죄 없는 세 아들을 내쫓았기 때문이죠.
“이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라며 그가 소리쳤어요. “내가 그렇게 귀엽게 여겼거늘, 감히 날 속여, 안 되겠다. 네게 표시를 해서 다신 정직한 재봉사들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는 황급히 위층으로 뛰어올라가 자신의 면도기를 가져와 그 염소의 머리에 면도용 비누거품을 칠하고 면도를 해버렸어요. 그래서 염소의 머리가 손바닥처럼 반짝반짝해졌어요.
그리고 두들겨 패려고 보니 ‘긴자’(기다란 자)는 이놈에게 너무 좋을 거 같아, 말 채찍을 가져와 흠뻑 때리곤 맹렬한 속도로 내쫓아버렸어요. 
그리하여 이제 이 집엔 재봉사 혼자만 남게 되었어요.
그는 너무너무 슬펐어요.
아들들이 제발 돌아왔으면 하고 바랬지만, 어느 아들도 어디로 갔는지 소식이 전해지지 않네요.
사실 그의 첫째 아들은 ‘가구장이’(가구를 만드는 사람) 밑으로 들어가 실습생이 되었어요.
그는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배운 결과 스승을 떠날 때가 되었어요.
그러자 스승님이 제자에게 작은 식탁, 그러니까 별 특별한 게 없이 식탁 하나를 선물로 주셨어요. 그냥 흔한 나무재질로 만든 거였어요. 
하지만 그건 굉장한 물건이었어요. 즉, 누구든 그걸 앞에 놓고 이렇게 말하면 되었죠.
“요술 식탁아, 상을 차려죵.”
그럼 그 작은 식탁에 즉시 깨끗하고 귀여운 천이 덮이고, 접시가 놓여지고, 나이프(칼)며 포크가 그 옆에 놓여 졌고, 삶은 고기들과 구운 고기들이 접시에 듬뿍듬뿍 딱딱 놓여지고, 큰 유리잔엔 붉은 포도주가 콸콸 채워지는 그야말로 요술 식탁이었던 거지요.
젊은 일꾼(재봉사의 첫째 아들)은 생각했어요.
“와, 이 요술 식탁만 있음 평생 먹고사는데는 문제 없겠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죠.
세상에, 여인숙이 좋든 나쁘든 이젠 그에게 전혀 문제가 안 되었어요. 아니 아니 여인숙이 그가 가는 길에 있든 없든 문제가 안 되었지요.
여인숙이 전혀 안 좋더라도, 아니 그냥 땅바닥 위라도, 숲에서라도, 목초지에서라도, 아님 상상가능 한 어디서든, 그는 그냥 자신의 등에서 그 요술 식탁을 풀어 앞에 놓고 이렇게 말하면 되었거든요.
“상 차려죵.”
그럼 산해진미가 그의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로 짠하고 차려지는 거예요.
마침내 그(첫째 아들)의 머리에 아빠에게 돌아가도 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쯤이면 아빠의 화도 많이 누그러졌을 거고, 무엇보다 자신이 받은 이 요술 식탁을 보여드리면 아빠도 반기실 거 같았거든요.
그렇게 집으로 가는 도중, 저녁이 되어 그는 손님들로 가득한 어느 여인숙에 들어갔어요.
손님들은 그를 환영해주어고 서로 자기 자리에 앉아 같이 먹고 마시자며 초대해주었어요.
안 그러면 그가 먹을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손님들이 다 먹는 바람에요.
“아닙니다.”라며 그 ‘가구장이’(첫째 아들. 가구를 만드는 사람)가 대답했어요. “당신들이 드실 음식도 얼마 되지 않는데 제가 빼어먹을 순 없지요. 그보단 제가 여러분들을 제 손님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손님들이 컬컬 웃었어요. 자기 먹을 거도 없는데 농담하는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가 방 한 복판에 나무 식탁을 놓고,
“요술 식탁아, 상을 차려죵.”라고 말하자,
그 즉시 음식이 가득 들어찬 거예요. 그것도 여인숙 주인마저도 생전 처음 보는 꿀맛 음식들이 가득했지요. 게다가 음식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며 손님들의 콧구멍을 유쾌하게 자극하지 뭐예요.
“사양말고 마음껏 드십시오, 친구들.”라며 가구장이가 말했어요.
그 말만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이 두 번 사양하지 않고 우르르 몰려와 자신들의 나이프(칼)를 뽑아들고선 마구 먹어대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한 접시가 비면, 금세 그 자리에 똑같은 음식이 가득 생긴다는 거예요.
구석모퉁이에 서 있던 여인숙주인은 정말이지 까무러치기 일보직전이라 머릿속에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지 뭐예요. 
그러다 생각했죠.
‘저거만 있음 부엌에 놓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겠는걸.’ 
가구장이와 그의 벗들은 밤늦도록 흥겹게 놀았어요.
그러다 결국 모두들 잠이 들었죠.
젊은 실습생(첫째 아들) 또한 자신의 요술 식탁을 벽에다 단단히 걸어 놓고서 잠에 들었지요. 
하지만 여인숙주인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어요.
때마침 자신의 헛간엔 그 요술 식탁과 똑같이 생긴 낡은 식탁이 하나 더 있었어요.
정말이지 실습생의 요술식탁과 똑같아 보이는 그 낡은 식탁을 꺼낸 다음 여인숙주인이 살금살금 실습생의 방으로 들어와 두 식탁을 바꿔치기 해버렸어요.
다음날 가구장이(첫째 아들)가 숙박료를 지불하고 자신의 식탁을 들고 그게 가짜일 거란 생각은 전혀 안하고서 해맑게 길에 올랐어요.
정오(낮 12시)쯤 그는 아빠 집에 도착했어요. 
아들을 본 아빠가 무척이나 기뻐하셨어요.
“그래, 내 사랑하는 아들아, 그동안 무얼 배워왔더냐?”라며 아빠가 그에게 말했어요.
“아부지, 저는 이제 가구장이가 되었어요.”
“오, 그 참 좋은 직업이구나.”라며 나이 많은 남자가 대답했어요. “그래 실습기간을 마치고 보상으로 받아온 거라도 있더냐?”
“그럼요, 아부지, 정말 기똥찬 식탁 하나를 선물로 받은 걸요, 기똥차요.”
재봉사가 앞뒤좌우로 그것을 살펴보다 말했어요.
“뭐냐, 이거 그냥 멀쩡한 일반 식탁이지 않더냐, 절대 명품으론 보이지 않는데. 그냥 볼품없이 낡은 일반 식탁이잖니.”
“하지만 이건 스스로 상을 차리는 식탁이랍니다.”라고 아들이 대답했어요. “상을 앞에 놓고, ‘상을 차리라’ 말하면 각종 산해진미들이 듬뿍듬뿍 접시에 담겨요. 포도주도 나오고요. 아 기쁘라. 어서 친척들과 친구들을 초대하세요, 아부지. 오늘 한 번 배나 거나하게 먹으며 즐겨보자고요. 그들이 바랄 때까지 이 식탁이 음식을 내줄 테니까요.”
손님들이 모두 모이자, 그가 식탁을 방 한가운데 놓고서 말했어요.
“요술 식탁아, 상을 차려죵.”
하지만 요술 식탁엔 아무 일도 안 생겼어요.
그냥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 다른 일반 식탁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요.
그제야 불쌍한 실습생은 자신의 식탁이 바꿔치기 된 걸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나저나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쟁이가 되어 눈총을 받으며 서 있는 창피함은 어쩌란 말인가요.
친척들은 그를 놀리며, 한 모금 마시지고 한 입 먹지도 못하고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아빠는 자신의 천 조각들을 다시 꺼내 양복을 계속 만들었고, 아들은 ‘공예기술자’ 밑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했어요.
둘째 아들은 ‘방앗간 주인’에게가 실습생이 되었어요.
실습기간이 끝나자, 주인이 말했어요.
“그동안 성실히 일해 주었으니, 내 너에게 특별한 당나귀 한 마리를 주마. 다만 이 당나귀는 마차를 끌거나 물건을 나르는 그런 당나귀가 아니다.”
“아니 그런 당나귀를 어디다 쓰라고요?”라며 젊은 실습생이 말했어요.
“얘의 입에선 금화가 나온단다.”라며 방앗간 주인이 말했어요. “천 위에 얘를 서 있게 하고서 ‘수리 수리 마수리’(원문→브리클브릿. 브리클=약한. 브릿=정어리생선)라고 말하면, 이 착한 동물이 네 몫의 금화를 쏟아낼 게다.” 
“그 참 기똥찬 물건이군요.”라며 실습생이 말했다.
그는 주인에게 거듭 감사인사를 한 다음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이제 금화가 필요할 때면 그저 그냥 “수리 수리 마수리”라고 당나귀에게 말만 하면 되었다. 그럼 그 당나귀가 금화를 비 오듯 쏟아냈고 청년이 할 일이란 그냥 땅바닥에 떨어진 그 금화들을 줍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는 어디를 가든 최고급 최상품 명품을 사용했다. 왜냐면 지갑이 언제나 두둑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세상을 한 동안 여행하던 그가 생각했다. 
“아부지께 한 번 찾아가볼까. 아부지도 이 황금 당나귀를 보시면 화를 누그러뜨리고 나를 반겨주시겠지.”
그러다 우연히 둘째도 그의 형이 요술 식탁을 바꿔치기 당했던 바로 그 여인숙에 드러게 되었어요.
그가 고삐(=줄)를 쥐고 당나귀를 데려오자, 주인이 그에게서 고삐를 건네받아 묶어두려했어요.
하지만 젊은 실습생은 말했어요.
“아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이 회색 말은 제가 직접 마구간에 메어두겠습니다. 왜냐면 어디다 메어 두었는지를 잘 봐 둬야하거든요.”
그래서 주인은 참 별난 사람이군, 하고 인상을 받았어요.
굳이 자기 말을 자기가 직접 돌보겠다고 하니까요.
그래도 별 신경은 쓰지 않았지요.
그런데 아니 이게 뭔가요 이 낯선 손님이 자기 호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더니 글쎄 금화 두 닢을 꺼내 거나하게 한 상 차려보라지 않겠어요.
그래서 주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지요.
주인은 얼른 달려가 구할 수 있는 가장 맛난 음식을 사다 손님이 바란 대로 한상 차려드렸어요.
저녁식사가 끝난 후 그 손님(둘째 아들)이 “얼마냐?”고 물었어요.
주인은 두 배의 가격을 불렀지요. 그래도 될 거 같았거든요.
“금화 두 닢을 더 주셔야합니다요.”
둘째가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금화는 그게 다였어요.
“잠시만요, 주인장 나리.”라며 그가 말했어요. “내 금방 찾아 드리리다.”
그러더니 그 젊은이가 식탁보를 가져가는 거예요.
이게 대체 무얼 하려는 건지 주인은 몰랐고, 궁금하기도 해, 몰래 젊은이의 뒤를 쫓아가봤어요.
그 손님이 마구간의 문을 단단히 잠갔기 때문에, 주인은 마구간 나무 벽을 서로 묶다 생긴 구멍을 통해 안을 엿보았어요. 
그 손님(둘째 아들)은 식탁보를 그 동물(당나귀) 밑에 펼치더니 소리쳤어요.
“수리 수리 마수리.”
그러자 즉시 그 짐승이 금화를 쏟아내기 시작했어요. 정말이지 땅바닥에 비가 내리듯 금화가 떨어졌어요.
“어, 원 세상에,”라며 주인이 말했어요. “금화가 참 억수같이 내리네! 절대 고장날 리 없는 지갑이구먼.”
손님이 지불하고 자러 들어갔어요.
하지만 밤이 되자 주인이 마구간으로 몰래 들어가 금화를 쏟아내는 그 당나귀를 다른 곳으로 끌고 가고, 대신 그 자리엔 다른 당나귀를 묶어놓았어요.
새벽 일찍 실습생이 자기 당나귀를 데리고 출발했어요.
그게 자신의 황금 당나귀라 철썩 같이 믿었답니다.
정오(낮 12시)에 그가 아빠 집에 도착했어요.
아빠는 아들을 다시 보자 기뻐하며 반겨주었어요.
“그래 너는 무엇이 되었더냐, 내 아들아?”라고 나이 드신 아빠가 물었어요.
“방앗간 일꾼이 되었어요.”
사랑하는 아빠가 대답했어요.
“여행에서 무얼 얻어가지고 왔더냐?”
“당나귀 딱 한 마리요.”
“당나귀는 여기도 많지 않더냐.”라며 아빠가 말했어요. “차라리 좋은 염소를 한 마리 얻어 오지 그랬구나.”
“네,”라며 아들이 대답했어요. “하지만 이 당나귀는 평범하지 않아요, 아부지. 황금 당나귀예요. 내가 ‘수리 수리 마수리’라고 외치면 이 황금 짐승이 입을 벌리고 금화를 마구 쏟아내는 걸요. 친척들이나 얼른 불러보세요, 제가 그들을 모두 부자로 만들어드릴테니까요.”
“그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라며 재봉사(아빠)가 말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나도 바느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니.”
아빠는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 친척들을 모두 불러오셨어요.
사람들이 한데 모이자마자, 방앗간 일꾼(둘째 아들)이 공간을 만들더니 식탁보를 펄럭펄럭 펼쳐 놓은 다음 당나귀를 그 식탁보 위에 올려다 놓았어요.
“자 그럼 잘들 보세요.”라며 그가 말한 다음 외쳤어요. “수리 수리 마수리.”
하지만 금화 한 닢도 떨어지지 않은 걸요.
그 당나귀도 이 세상의 다른 모든 당나귀들처럼 그런 기똥찬 기술이 없는 건 이제 너무도 분명했어요.
어안이 벙벙해 한 참을 넋 놓고 서 있던 불쌍한 방앗간 일꾼(둘째 아들)은 그제야 자기가 속은 걸 알아차렸고, 큰 기대를 품고 왔던 친척들은 왔던 그대로 가난한 채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요.
어쩌겠어요, 나이 많은 사나이(아빠)는 다시 자신의 바늘을 쥐고서 일에 전념해야 했고요, 젊은이(둘째 아들)는 다른 방앗간 주인 밑으로 들어가 일꾼이 되었답니다.
셋째 아들은 어느 ‘공예가’(원문→선반공. 선반 위에 금속을 올려놓고 돌리면서 깎거나 해 물건을 만드는 직업) 밑에 들어가 실습생 생활을 했어요.
그래서 그는 숙련된 공예가가 되었어요, 그건 막내가 가장 바라던 직업이었어요.
하지만 막내는 다른 두 형이 보내온 편지를 통해 형들의 운이 어떻게 뒤집어진 줄을 잘 알고 있었어요. 형들이 집에 도착하기 하루 전 밤에 들렀던 여인숙의 주인이 형들을 속여 값진 선물들을 쓱싹 한 거 말이에요.
공예가로써의 실습기간이 모두 끝이나 막내가 여행길에 오르기 전, 스승님께선 실습생활을 매우 잘 해낸 막내에게 ‘자루’(물건을 담는 자루. 포대기) 하나를 주시며 말했어요.
“이 안엔 몽둥이가 하나 들어 있단다.”
“자루라면 그 안에 물건들을 담을 수 있으니,”라며 막내가 말했어요. “요긴하게 쓸 테지만, 그 안에 왜 몽둥이를 넣으신 건지요? 그럼 자루만 무거워지잖습니까.”
“내 이제부터 네게 그 이유를 일러주마.”라며 스승님이 대답했어요. “누구든 너를 해하려고 하면 이렇게만 말하거라, ‘몽둥이아, 자루에서 나와라!’라고 말이다. 그럼 이 몽둥이가 사람들 속으로 튀어나와, 사람들이 1주일은 누워 있을 만큼 등짝을 후려갈기며 몽둥이 춤을 출 게다. 몽둥이는 네가 ‘몽둥이야, 자루로 들어가라!’라고 할 때까지 계속 몽둥이 찜질을 해댈 게다.” 
실습생은 거듭 감사인사를 드린 후, 그 자루를 등에 둘러매었어요.
누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자신을 위협하려들면 그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몽둥이아, 자루에서 나와라!”
그럼 그 즉시 몽둥이가 튀어 나와 상대방의 등짝을 두들겨 패 외투나 재킷(웃옷)을 먼지투성이로 만들어버렸지요.
그래서 상대방이 옷을 벗을 때까지 몽둥이찜질은 계속 되었는데 워낙에 빠른 몽둥이 질이라 누구도 미처 무엇에 얻어맞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했지요. 어느 순간에 다른 사람을 두들겨 패고 있던 몽둥이에 자신이 당하고 있었으니까요.
저녁 무렵 그 젊은이(막내)이도 형들이 당했던 바로 그 여인숙에 들리게 되었어요.
그는 앞에 놓인 식탁 위에 자신의 자루를 내려놓고서 지금까지 세상에서 본 진기한 것들을 죄다 말로 꺼내놓기 시작했어요.
“네,”라며 그(막내)가 말했어요. “내가 굳이 얕보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상을 차리는 식탁이나, 황금 당나귀 이런 거야 금방 찾지… 하지만 내가 얻은 이 보물로 말할 거 같으면 비교 대상이 없지요. 이 자루에 담아 들고 다니는 이거 말이오.”
여인숙주인이 귀를 쫑긋 세우며 말했어요.
“그래 이 안에 대체 뭐가 들었단 말이오?”
그러면서 여인숙주인은 생각했어요. 
‘옳다구나, 좋은 일은 세 번 연달아 있다더니.’
취침시간이 되자, 그 손님(막내)은 자신의 자루를 베개로 삼고 긴 의자 위에 팔다리를 쭉 뻗으며 누었어요.
여인숙주인은 손님이 푹 잠들었다 생각하고 그에게로 다가가 아주 조용하고도 조심해가며 그 자루를 그의 머리에서 빼내고 다른 걸로 대신 했어요.
하지만 공예가(막내)는 한참을 이 순간만 기다린 걸요.
여인숙주인이 힘껏 자루를 열러하자마자 그(막내)가 소리쳤어요.
‘몽둥이아, 자루에서 나와라!’
그 즉시 사랑스런 몽둥이와 툭 튀어나오며 여인숙주인에게 달려들어 한바탕의 몽둥이찜질을 야단법석하게도 해주었답니다.
“아이고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십쇼.”라며 주인이 소리쳤어요.
주인이 더 크게 소리치면 칠수록 그의 등짝을 후려갈기는 몽둥이찜질의 강도는 더욱더 세져만 갔답니다.
결국 완전히 진이 빠진 주인이 땅바닥에 녹다운이 되어 쓰러졌어요.
그때 공예가(막내아들)가 말했어요.
“네 놈이 요술 식탁과 황금 당나귀를 돌려주지 않으면 몽둥이찜질이 새로 시작될 것이다.”
“아이고, 나 죽네.”라며 주인이 싹싹 빌며 말했어요. “모두 다 내 놓겠습니다. 이 저주받은 요정이나 얼른 자루에 다시 넣어주십시오.”
그러자 실습생(막내아들)이 말했어요.
“정의(몽둥이찜질) 대신 자비를 베푸마! 하지만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하렷다!”
그래서 그가 소리쳤어요.
“몽둥이야, 자루로 들어가라!”
그제야 주인도 한 숨 쉴 수 있었어요.
다음날 아침 공예가(=선반공)는 ‘요술 식탁’과 ‘황금 당나귀’를 가지고 아빠 집으로 갔어요.
재봉사(아빠)는 아들은 다시 보자 더할 나위 없이 기뻐 “그동안 타지방에서 무얼 배워왔느냐?”고 물으셨어요.
“사랑하는 아빠,”라며 그가 말했어요. “저 이제 공예가에요.”
“그 참 기술적인 직업이구나.”라며 아빠가 말했어요. “그래 여행에선 무엇을 얻어가지고 돌아왔느냐?”
“소중한 거요, 아빠.”라며 아들이 대답했어요. “자루 속에 든 몽둥이에요.”
“뭐!”라며 아빠가 소리쳤어요. “몽둥이라고! 그게 뭐가 소중하단 거니, 정말! 여기 온 나무에 널리고 널린 게 나뭇가지인데.”
“하지만 이런 건 없어요, 아빠. 제가 만약 ‘몽둥이아, 자루에서 나와라!’라고 말을 하면 몽둥이가 튀어나와 저에게 해코지를 하려던 자를 녹다운 시켜요. 그럼 상대방은 땅바닥 위에 누워서 몽둥이가 춤을 그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거든요. 봐요, 이 몽둥이 덕택에 형들이 잃어버렸던 ‘요술 식탁’이며 ‘황금 당나귀’를 도로 받아 온 걸요. 자 사람을 보내 형들을 다 불러오시고, 일가친척들을 모두 초대해주세요. 제가 그 분들에게 식사와 음료수를 대접해드리고, 그들의 호주머니에 금화를 듬뿍 담아드릴 테니까요.” 
나이 많은 재봉사로선 막내의 그 말이 썩 믿기진 않았지만 어쨌든 친척들을 모두 모이게 했어요.
그때 ‘공예가’(원문→선반공)가 방안에 식탁보를 펼치더니 식탁보 위에 황금 당나귀를 데려다놓고는 형에게 말했어요.
“자요, 사랑하는 형, 당나귀에게 말해보세요.”
그러자 방앗간 일꾼(둘째 아들)이 말했어요.
“수리 수리 마수리.”
그 즉시 금화들이 ‘천둥을 수반한 소나기’가 내리듯 식탁보 위에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모인 사람들이 전부 자기 호주머니를 가득 채우고 더는 더 가져갈 수 없을 때까지 당나귀는 쉬지 않고 금화를 쏟아냈답니다.
여러분도 ‘거기 있었음 한 몫 하는 건데!’하고 바라시는 얼굴들이 선하네요.(←원문에 괄호‘( )’ 안에 있는 문장임. 제가 임의로 쓴 거 아님^^)
다음으로 ‘공예가’(원문→선반공)는 ‘요술 식탁’을 가져다놓고 말했어요.
“자요, 사랑하는 형, 식탁에게 말해보세요.”
즉시 가구장이가 말을 했어요.
“요술 식탁아, 상을 차려죵.”
그러자마자 한 상 가득 상이 차려졌어요.
고기가 어찌나 맛있던지 입이 고급진 재봉사(아빠)조차도 단 한번도 맛보지 못한 음식이었어요.
그렇게 밤늦도록 온 일가친척들이 모여앉아 흥겹게 먹고 마시며 즐겼답니다.
재봉사는 바늘과 실 그리고 긴자(기다란 자)와 큰 다리미를 장롱 안에 넣고 잠겨버렸어요. 그리곤 세 아들과 함께 즐겁고 멋지게 살았답니다.
(모두 원문에 있는 글들임→) 그럼 이쯤에서 재봉사로 하여금 세 아들을 쫓아내게 했던 바로 그 염소를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제가 막 얘기해드리려던 참이었거든요.
그 염소(여자)는 대머리가 된 머리가 창피해 여우 굴로 뛰어 들어가 꼭꼭 숨고 말았어요.
그날 집에 돌아온 여우는 어둠속에서 큼직하게 빛나는 두 눈과 마주하곤 깜짝 놀라 도망치고 말았어요.
곰(남자)이 여우(남자)를 만났어요.
여우의 얼굴이 완전히 멘붕인 것을 본 곰이 말했어요.
“얼씨구, 여우 형, 뭔 일이야, 얼굴표정이 왜 그러는데?”
“아이고,”라며 ‘북미인디언’(여우)가 대답했어요. “글세 어느 사나운 짐승 한 마리가 내 동굴에 들어와 나를 매섭게 째려보지 뭐니.”
“그런 거라면 내가 물리쳐주지.”라며 곰이 말했어요.
곰은 여우 형과 함께 동굴로 가 안을 들여다봤어요. 
하지만 정말 사나워 보이는 두 눈을 보자 곰도 여우와 마찬가지로 겁에 질리고 말았어요.
그게 사나운 짐승이 아니었음에도 곰은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도망치고 말았어요.
꿀벌(여자)이 곰과 마주쳤어요.
곰의 당황해하는 얼굴을 보자 꿀벌이 말했어요.
“곰 씨, 얼굴이 처량해서 못 봐주겠어요, 그 밝던 얼굴이 다 어디 간 거예요?”
“아이고 말 한 번 잘 했네, 그래.”라며 곰이 대답했어요. “북미인디언 네 집에 사나운 짐승이 눈을 부라리고 있지 뭐야. 쫓아내려다 도리어 우리가 도망친 거야.”
꿀벌이 말했어요.
“정말 딱도 하시지, 저야 뭐 당신네들이 거들떠도 안 볼만큼 약한 곤충이지만, 이번 경우는 왠지 제가 당신네들을 도울 수 있겠는데요.”
그녀(꿀벌)가 여우의 동굴로 날아 들어가 보니, 염소의 대머리에서 부드럽게 빛이나는 게 보여 맹렬히 달려들어 침을 따끔하게 한 방 놓아주고 다시 솟구쳐 올랐어요.
그러자 염소가 펄떡 뛰어나오며 “메에에, 메에에.”라며 마치 미친 동물 마냥 소리를 지르며 숲 속으로 줄행랑을 쳤어요.
그 시간 이후 바로 지금까지도 염소가 어디로 ‘튄’(=간) 건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동화 끝)

동화 「요술 식탁, 황금 당나귀, 자루 속에 든 몽둥이」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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